삼성생명은 카드 가맹점 계약이 돼 있던 삼성카드와의 관계를 7월부터 정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카드 수수료율 등 계약과 관련해 삼성카드 외에 다른 카드사와 진행하는 협상이 타결되면 다시 카드로 보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보험사-카드사 가맹점 계약 개정 확산될까
일단 삼성생명의 보험료 카드 결제고객이 7000 ~ 8000명 정도로 많지 않다는 점도 강수의 배경으로 꼽힌다. 또 금액 면에서도 보험료 카드 결제 비중은 전체의 0.09%(2009년4월 ~ 2010년2월, 2회 이후 보험료 기준)로 업계 평균(2.84%)의 3% 정도에 그친다.
삼성생명은 “카드사들과의 논의 결과에 따라 삼성카드뿐만 아니라 새로운 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이 맺어질 수도 있다”며 “현재는 협상이 진행되는 단계”라고 밝히고 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보험사들과 카드사들은 삼성생명과 삼성카드간의 계약 조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생명이라는 상징성이 있고 보험 소비자들이 카드 결제 불편에 대한 불만과 카드 수수료율 조정에 따른 보험료 인하 여부 등에 따라 어떻게 행동할지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카드결제.TM비중 낮아…타보험사와 달라
업계에서는 삼성생명 등의 조치가 다른 보험사에 일괄적으로 적용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삼성생명은 보험료를 카드로 받는 비중이 낮기도 하지만 카드사의 DB를 활용한 TM마케팅에서도 타사와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의 우수 고객 DB는 보험 가입 권유에 있어 가장 성공률이 높다고 알려져 보험사들의 가장 눈독을 들이는 대상이다.
현재 보험사들의 주력 판매채널인 TM마케팅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홈쇼핑 제외)은 업계 평균 2.23%(이하 2009년4월 ~ 2010년2월, 초회보험료 기준)인데 비해 삼성생명은 0.07%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같은 빅3생보사라도 대한생명 (2,960원 ▼15 -0.50%), 교보생명은 0.47%, 0.9%로 차이가 나고 흥국생명, 동양생명, 신한생명 등 4위권 후발 생보사들은 8 ~ 10%에 달해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이들 보험사에서는 “카드사들의 어떤 고객 정보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보험 영업의 성패가 좌우되는 상황에서 카드사와의 관계가 불편해지는 상황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삼성생명처럼 카드 가맹점 해지 등이 일반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한편 카드업계는 이번 삼성생명과 삼성카드 사이의 갈등으로 향후 보험사와 가맹점 계약 시 카드결제 의무대상에 적용되지 않는 상품 수를 늘려달라는 보험사들이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이 경우 고객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결제 수단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논리로 보험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여신금융업법에 따르면 카드가맹점은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하거나 가격 등을 달리해 카드사용자를 불리하게 대우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면서 "개정안으로 보험사와 카드사간 합의에 의해 카드결제 의무 수납에서 제외되는 보험상품을 내놓을 수 있게 됐으나, 이는 여신업법의 근본 취지에 어긋나는 만큼 카드사들이 이 같은 내용이 동의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