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CC, 우리 기술로 만든 '코스의 정석' 만난다

머니투데이 김종석 기자 2010.06.2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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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다르다
- 활엽수·초본류·철쭉 활용
- 산악지형 맞춘 페어웨이
- 일본 잔재 '투그린' 없애

이것이 최초다
- 지면절개·나무식재 동시에
- 농약대신 병충해 천적배양
- 코스 사이 승마트랙 추진



▲백화산 자락에 앉혀진 오렌지골프리조트▲백화산 자락에 앉혀진 오렌지골프리조트


오렌지CC의 모기업 오렌지엔지니어링은 한국 골프 시공의 대부 격이다. 이름만 들어도 골퍼들을 설레게 하는 나인브릿지, 스카이72,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코리아 등을 시공한 곳이 바로 오렌지엔지니어링이다.

오렌지엔지니어링은 91년 대한조형예술단으로 출발했다. 그 당시엔 골프장 설계의 핵심인 셰이핑(조형)을 대부분 외국(주로 일본)기업들이 맡았다. 대한조형예술단은 그 핵심을 우리가 주체적으로 해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회사였다.



한마디로 국산 셰이퍼 양성소 역할을 한 셈이다. 대한조형예술단은 96년에 18홀 전체를 우리 (조형)기술로 만든 최초의 골프장, 화산CC를 탄생시켰다. 오렌지CC는 오렌지엔지니어링의 축적된 노하우가 결합되어 만든 최상의 골프장이다. 얼핏 쉬운 듯 하면서도 호락호락하지 않은 오렌지CC의 내면으로 들어가 보자.

◇"벤츠에 자전거 타이어를 달아달라고요?"
어린시절 자전거에 대한 향수가 남다르다고 해서 이런 주문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맥락의 일들이 골프 코스에서는 종종 일어나고 있다. 설계가가 부지의 여건과 전체 18홀의 조화를 고려해 디자인한 코스를 클라이언트가 임의로 변경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산악지형에 골프장을 지으면서 "우리 골프장엔 반드시 아일랜드 홀이 있어야 한다"고 억지를 부르는 경우가 그렇다. 이럴 경우 설계가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설계전문 기업인 오렌지엔지니어링은 다년간 코스를 설계하면서 클라이언트의 편견과 억지에 의해 코스가 변형되는 사례를 많이 겪어왔다. 오너의 아집은 때때로 설계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비용을 증가시킨다. 오렌지엔지니어링은 이러한 간섭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코스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경북 상주에 위치한 오렌지골프리조트다. 사람들은 오렌지CC를 가리켜 골프 코스 설계의 ‘모델하우스’라 불렀다. 실제로 그랜드 오픈 후 수많은 골프장 오너들이 현장답사 꼴로 오렌지CC를 다녀갔다.



◇"한국 골프 코스 설계의 획을 긋다
오렌지엔지니어링은 한국 골프 설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들은 크게 3가지 분야에서 커다란 변화를 일으켰다.

첫째, 수목 식재의 패턴을 바꿨다. 기존의 골프장들은 상록수 위주로 마치 가로수처럼 페어웨이 옆으로 행렬을 지어 식재했다. 대표적인 곳이 안양CC다. 이후 오렌지는 활엽수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초본류(갈대, 억새 등)를 활용하고, 철쭉 등을 심어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둘째, 조형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태광과 한양CC처럼 자연스러운 언듈레이션 없이 토목공사를 해놓은 것처럼 평평했던 페어웨이를 능선과 골짜기의 흐름에 맞춰 광역지역의 패턴을 그대로 페어웨이에 적용시켰다.



셋째, 투 그린을 원 그린으로 만들었다. 투 그린은 일본 골프의 잔재다. 일본을 제외한 어느 나라에도 투 그린은 없다. 우리나라는 초창기 일본 골프에 영향을 받아 투 그린 설계를 따라했다. 오렌지는 투 그린 설계를 과감히 없앴다.

◇"최초라는 수식어에 익숙해지다"
오렌지CC엔 ‘최초’라는 단어가 많이 붙는다. 산악지형에 코스를 만들다보면 비탈면을 깎게 되는데 이때 만들어지는 절개지경사면에 나무를 식재하기란 쉽지 않은 작업이다. 그대로 두기엔 미관상 좋지 않다.

이 때문에 많은 골프장들은 비탈면 밑으로 덩그러니 몇 그루의 나무를 심어놓는다. 오렌지는 골프장 최초로 비탈면을 깎는 동시에 나무를 식재했다. 토공팀이 들어가 어느 정도 법면(slop)를 깎으면 조경팀이 들어가 나무를 심고, 다시 토공팀이 들어가 법면을 깎는 과정을 되풀이한 것이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코스의 완성도를 위해 선택한 방법이었다.



골프장엔 철저하게 농약 사용을 억제했다. 대신 병충해를 잡아먹는 천적을 배양해 스프링클러에 넣어 코스에 뿌렸다. 이러한 방법을 95년 무주 시공 때부터 적용했다.
오렌지CC 17번 홀 옆으로 경주마를 키우는 목장이 있다. 오렌지는 골프장 최초로 코스 사이를 통과하는 승마트랙 건설을 계획 중에 있다.

▲페어웨이 옆으로 자리한 골프텔▲페어웨이 옆으로 자리한 골프텔
◇편안하고 포근하지만 정복하기 어려운 코스
오렌지는 백화산(933m) 자락의 평균해발 310m 지역에 자리 잡아 한여름에도 열대야 현상이 없다. 주변 지역에 비해 코스가 자리한 지역의 고도는 다소 높으나 지형을 고려한 최적의 코스 설계로 험준한 산악지형에 조성된 코스임에도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편안한 느낌이며, 코스 전체의 고저차가 35m 이내로 평지에 가까운 느낌이다.

골프텔은 유럽의 전통 주거 양식인 알파인 스타일이 적용되어 고유의 부드럽고 담백한 분위기가 코스와 조화를 이룬다. 별장형(149.26㎡) 15실, 타워형(64.65㎡) 35실로 이뤄져 있으며, 별장형 골프텔은 각각의 독립된 공간으로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골프텔에서 창문을 열면 시원하게 펼쳐진 골프 코스를 볼 수 있으며 조명으로 멋을 낸 야경은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클럽하우스를 내려오면 스타트 지점 바로 옆으로 300야드 규모의 드라이빙 레인지가 자리하고 있다. 라운드 전 워밍업으로 연습할 수 있고, 평일엔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코스의 난이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계곡을 가로지르고 호수를 끼고 전략적으로 배치된 홀들은 남성적인 거친 느낌이 들며, 시각적으로 위축이 되도록 만든다. 이와 동시에 골퍼들의 도전 의식을 자극한다. 도전에 대한 성취감을 얻거나, 혹은 겸손의 가르침을 배워갈 수 있는 레이아웃이다.

오렌지엔지니어링의 권동영 부사장은 코스 설계 배경에 대해 “우리나라 골프장이 가지고 있었던 긍정적이지 못했던 부분들을 개선하고, 세계적으로 나름대로 독특한 한국형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예약문의 : 054-530-8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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