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선진국' 월드컵 망신...신흥시장국 '펄펄'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10.06.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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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그리스 탈락...신흥시장국인 한국,브라질, 아르헨, 멕시코는 16강 안착

한국은 지난 22일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불발됐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MSCI 선진시장 가입 실패에 대한 실망감은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하루 뒤인 23일 새벽 한국 축구대표팀이 원정 월드컵 첫 16강 진출이라는 낭보를 전해오면서 전날의 아쉬움을 '한 방'에 지울 수 있었다.



경제규모보다는 자본시장의 성숙도가 우선되는 MSCI 선진시장 가입국은 현재 24개국이다. 일본, 홍콩, 싱가포르, 뉴질랜드, 호주,이스라엘을 제외하면 18개국이 북미 아니면 유럽 국가다. 유럽에 전통적인 축구 강국이 즐비한 관계로 MSCI 선진시장 가입국 중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국가도 상당하다.

이 중에서 프랑스는 졸전에 이어 팀 내분까지 겹치면서 A조 최하위로 처지는 '망신'을 당한 끝에 일찌감치 '보따리'를 쌌다. 남유럽 재정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도 B조에서 한국에 밀리면서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잉글랜드는 한수 아래로 여기던 미국과 알제리에 잇달아 비기면서 예선탈락의 위기에 몰려 있으며, 지난 대회 우승팀 이탈리아 역시 약체로 분류된 파라과이와 뉴질랜드와 무승부를 이뤄 체면을 구기고 있다.

우승권에 근접한 팀으로 분류되는 스페인은 1승1패, 포르투갈은 1승1무를 기록하며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서 16강 진출을 위한 사력을 다해야 하는 처지다. MSCI 선진시장 가입국 중에서는 네덜란드만이 덴마크와 일본을 연파하며 일찌감치 16강행을 결정지었다.

아시아권 국가 중에서는 일본이 1승1패로 선전 중이며 뉴질랜드는 2무, 호주는 1무1패로 고전하고 있다. 미국은 2무로 마지막 경기서 사활을 걸어야 한다.


반면 신흥시장에 머물러 있는 국가들의 월드컵 선전은 눈부시다. 한국이 16강행을 결정지은 가운데 한국과 같은 조에 속했던 아르헨티나, 죽음의 조로 불리는 G조에서 북한과 코티드부아르를 가볍게 일축한 브라질, A조에서 조2위로 16강에 안착한 멕시코 등 신흥시장에 분류된 국가들은 월드컵을 축제로 장식하고 있다.

축구만 놓고 보자면 MSCI 신흥시장이 선진시장보다 우수한 셈이다.



국력과 축구 경기력이 일치하지는 않지만 최근 도미노처럼 전파되고 있는 재정위기로 곤경에 빠져 있는 유럽의 곤혹스런 현실이 월드컵 성적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표팀 내분으로 완전히 '망가진'프랑스의 도미니크 드 빌팽 전 총리는 "나라 전체가 축구팀을 닮아가서는 안 된다"고 개탄했다.

EU(유럽연합)로 묶여 있는 유럽국가들은 그리스를 필두로 한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국가신용등급 강등, 재정지출 및 복지 혜택 축소, 그에 따른 국민적 반발 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반대로 한국 등 월드컵에서 상종가를 달리는 국가들이 속한 신흥시장은 지난해 주식이 달러 기준으로 75%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수직비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신흥시장 GDP(국내총생산)은 6.5% 증가하는 반면 선진국 GDP는 2% 증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시장이 안전한 투자처로 대접받으면서 국제 자본도 신흥시장으로 러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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