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상임위 부결..입주기업 '당혹'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원종태 기자, 김병근 기자 2010.06.22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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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안 추진시 투자계획 전면 재검토..."정부가 합리적인 대안 모색해야"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 상임위에서 부결되면서 세종시 투자계획을 수립해놨던 재계가 크게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수정안 부결로 세종시 원안대로 강행될 경우, 세종시 투자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는 22일 전체회의에서 세종시 수정안을 기립 형식의 표결에 부쳐 결국 부결시켰다.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토해양위에 부결된 수정안을 본회의에 부의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본회의 통과도 사실상 불투명한 상태다.



이와 관련, 세종시 투자의사를 밝혔던 기업들은 "국회 본회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보겠다"며 공식 입장표명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지만, 투자계획 전면 수정이나 대체부지 확보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종시 투자의 선봉장격인 삼성 관계자는 "세종시 투자에 대한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으며, 국회 본회의까지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은 2015년까지 세종시에 총 2조5000억원을 투자키로 결정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만약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될 경우, 대체부지를 확보하거나 기존 공장의 여유부지를 활용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1000억원을 투자해 롯데식품바이오연구소를 건립키로 했던 롯데그룹은 국회 본회의까지 수정안이 부결될 경우, 투자계획 자체를 전면 재검토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국회 본회의까지 지켜봐야한다"면서도 "만약 세종시 원안대로 추진될 경우, 투자계획을 재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시에 약 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던 웅진그룹도 비슷한 입장이다. 웅진 관계자도 "세종시가 투자하기 좋은 곳이었지만, 국회 상임위 부결로 아쉽게 됐다"며 "기업은 경제적 논리로 투자를 지속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원안대로 추진될 경우 다른 대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의 투자전략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전무는 "국회 상임위의 수정안 부결로 세종시에 공장이나 연구시설을 설립하려던 기업이 투자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어렵게 됐다"며 "정부계획을 믿고 따른 기업의 투자전략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합리적 대안을 신속히 강구해야한다"고 밝혔다.

이 전무는 "앞으로는 중요한 정책 과제들이 표류하는 일이 없도록 당리당략이나 지역이기주의가 아닌 국가장래를 생각하는 대승적 견지에서 결정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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