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어윤대 회장 내정자가 우리금융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밝히면서 금융권에 큰 파장이 일었습니다. 일각에선 외압에 휘둘려온 KB금융 최고경영자들의 운명이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홍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말 많고 탈 많던 KB금융의 회장 선임이 마무리됐지만 이번에도 뒷말은 무성합니다.
어윤대 회장 내정자가 "우리금융 인수에 관심 있다"고 밝히면서 다른 은행은 물론 KB금융 내부 직원들까지 술렁이고 있습니다.
"직원들 입장에선 상당히 고용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고요, 또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대해서 우려들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을 인수하라는 정부 지시를 수행하기 위해 내려온 인사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KB금융에 정부의 지분은 단 1%도 없습니다. 하지만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 이후부터 최고경영자를 둘러싼 외압이나 관치논란은 끊이질 않았습니다. 징크스처럼 CEO의 끝도 좋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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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정부 때 초대 통합은행장이 된 김정태 행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금융감독원의 문책 경고를 받고 연임에 실패했습니다.
지난 2008년 초대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된 황영기 전 회장. 우리금융 회장 시절 이뤄졌던 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금융위원회의 중징계를 받고 1년 만에 사퇴했습니다.
이어 강정원 행장은 지난해 말 KB금융 회장에 내정됐다가 사외이사와 결탁했다는 논란 속에 물러났습니다.
오는 10월로 임기가 끝나는 강 행장은 당장 금감원의 징계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들은 정권이 바뀌고 연임이 맞물린 시기에 금융당국의 검사나 징계로 물러났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KB금융 안팎에선 회사의 성장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 'CEO 리스크'를 꼽습니다.
[녹취]금융권 관계자(음성변조)
"심하게 얘기하면 다 녹아 있거든요, 실적이 그래서 안 좋은 것도 있고요. CEO 리스크는 KB는 영원히 있는 것 같아요. CEO의 선임 자체가 어떻게 보면은 보이지 않게 정부의 입김이 형성됐다고 보잖아요."
KB금융 수장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안정된 지배구조의 틀을 갖추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홍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