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최대 약점은 'CEO리스크'

홍혜영 MTN기자 2010.06.2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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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KB금융 어윤대 회장 내정자가 우리금융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밝히면서 금융권에 큰 파장이 일었습니다. 일각에선 외압에 휘둘려온 KB금융 최고경영자들의 운명이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홍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말 많고 탈 많던 KB금융의 회장 선임이 마무리됐지만 이번에도 뒷말은 무성합니다.

어윤대 회장 내정자가 "우리금융 인수에 관심 있다"고 밝히면서 다른 은행은 물론 KB금융 내부 직원들까지 술렁이고 있습니다.



[인터뷰]유강현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직원들 입장에선 상당히 고용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고요, 또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대해서 우려들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을 인수하라는 정부 지시를 수행하기 위해 내려온 인사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KB금융에 정부의 지분은 단 1%도 없습니다. 하지만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 이후부터 최고경영자를 둘러싼 외압이나 관치논란은 끊이질 않았습니다. 징크스처럼 CEO의 끝도 좋지 않았습니다.


김대중 정부 때 초대 통합은행장이 된 김정태 행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금융감독원의 문책 경고를 받고 연임에 실패했습니다.

지난 2008년 초대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된 황영기 전 회장. 우리금융 회장 시절 이뤄졌던 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금융위원회의 중징계를 받고 1년 만에 사퇴했습니다.



이어 강정원 행장은 지난해 말 KB금융 회장에 내정됐다가 사외이사와 결탁했다는 논란 속에 물러났습니다.

오는 10월로 임기가 끝나는 강 행장은 당장 금감원의 징계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들은 정권이 바뀌고 연임이 맞물린 시기에 금융당국의 검사나 징계로 물러났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KB금융 안팎에선 회사의 성장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 'CEO 리스크'를 꼽습니다.

[녹취]금융권 관계자(음성변조)
"심하게 얘기하면 다 녹아 있거든요, 실적이 그래서 안 좋은 것도 있고요. CEO 리스크는 KB는 영원히 있는 것 같아요. CEO의 선임 자체가 어떻게 보면은 보이지 않게 정부의 입김이 형성됐다고 보잖아요."

KB금융 수장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안정된 지배구조의 틀을 갖추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홍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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