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구조조정 놀랄만한 회사도 포함"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정진우 기자 2010.06.2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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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부 오른 건설사 채권단에 구명활동

건설사들이 떨고 있다. 구조조정을 비롯해 퇴출 건설사 발표가 임박해서다. 은행들은 시공능력 상위 300대 건설사의 신용위험 평가 작업을 마무리 중이다. 위험 군으로 잠정 분류된 업체들은 채권은행들을 찾아다니며 읍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300대 건설사 중 워크아웃을 비롯해 구조조정이 필요한 건설사가 20개 안팎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시장에서 해당 건설사로 인식된 건설사 관계자들이 구명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은 주채권은행을 비롯해 주거래 지점 등을 방문,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또 치명적인 평가를 피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나 채권단에 아는 사람 있으면 협조를 요청한다든지 부실 건설사들이 다급함을 드러내고 있다"면서도 "철저히 현금흐름 추정에 따라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 봐야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도 "이미 건설사 살생부가 돌았을 때 해당 업체 임원들은 주채권은행을 찾아가는 등 다방면으로 뛰어 다녔다"며 "자포자기한 업체도 있겠지만 지난해에도 그랬고 그동안 분위기를 보면 지금 엄청난 로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구조조정 대상으로 알려진 일부 건설사들은 채권단 평가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최종 구조조정 대상 업체 수가 달라질 수 있다.

채권은행들은 건설사 구조조정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솎아낼 업체는 반드시 골라낸다는 것.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아직 등급 선정과 관련해 최종 확정이 안 된 상태다"며 "채권 은행들이 몇 차례 검증을 하겠지만, 부실 건설사들은 이번에 정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이번 건설사 구조조정은 그 회사까지 포함됐느냐며 놀랄 정도로 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구조조정방안이 발표되면 시장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제대로 구성된 대형 건설사들은 문제없지만 주택사업을 위주로 사업하는 업체일수록 부실 정도가 심해 다수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은 침울한 분위기다. 업계엔 지난달부터 등급별로 분류된 건설사 명단이 돌았다.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퇴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건설사 홍보실 직원들의 모임인 '건홍회'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건홍회는 최근 20주년 행사를 열었지만 예년과 다른 분위기였다는 것.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시장에 떠돌고 있는 살생부에 포함된 업체 홍보실 관계자들도 참여를 했는데 분위기가 예전처럼 화기애애하진 않았다"며 "일부에선 이번 행사가 마지막 파티냐는 자조 섞인 말도 나왔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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