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명동 사채시장에선 코스닥상장사인 A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 회사는 전 회장인 남편과 현 회장인 부인 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패션의류업체로, 이들 부부는 7월 초 열린 이사회를 앞두고 치열한 지분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여파로 이 회사 주가는 이달 들어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어 사채업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채업자들은 경영권을 놓고 내부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업체를 찾아, 지분확보에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겠다고 제안하는 식으로 영업을 벌이고 있다. 일부 업자들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차명으로 해당 회식의 주식을 매입, 직접 투자에 나선다는 전언이다. 이들 업자는 이런 방식으로 고객의 우호지분 역할을 수행한 이후 주가 상승 추세가 정점에 달했을 때 보유 지분을 털고 나온다. 이 경우 2~3주의 짧은 투자에도 10~2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어 업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실제로 한 명동 사채업자는 최근 자신과 오랜 기간 거래를 해오던 모 사업가에게 월 5~7%의 금리에 인수 자금을 빌려줬다. 담보비율도 50% 수준으로 대폭 낮췄다. 이전까지 사채시장에선 M&A 용도의 자금을 대출할 때 80~100%의 높은 담보비율을 제시해왔다. 중소기업 경기 악화로 M&A자금을 빌려줬다 소위 물리는 업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설사 구조조정 여파로 어음할인 영업이 중단되면서 마음이 다급해진 사채업자들이 담보비율을 무리하게 낮춰서라도 M&A자금대출 영업을 실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명동 관계자는 "어음할인 영업은 중단되고, 현재 업자들이 실시하고 있는 인수자금 대출의 경우 위험부담이 상당하다"면서 "정부에서 구조조정 명단 발표를 무리하게 지연시키면서 자금시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고, 이는 결국 중소기업들의 자금줄을 옥죄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