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씨는 그러나 요즘 금리가 조금 높더라도 월말잔액 기준 코픽스 대출이 낫지 않았을까 후회가 된다. 하반기에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큰 신규취급 코픽스 대출금리가 올라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여서다. 한씨는 특히 "이번 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처음으로 올랐다는데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르는 것 아닌지 걱정스럽다"며 한숨을 쉬었다.
은행들은 두 가지 코픽스 금리에 통상 6개월과 12개월을 금리 변동주기로 하는 상품을 조합해 주택담보대출을 내놨다. 신규 취급액 기준은 금리가 낮지만 시중금리 변화를 빨리 반영하는 특징이 있다. 반면, 월말 잔액 기준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변동성이 적다. 현재까지 코픽스를 기준으로 대출을 받은 고객 중 80% 이상이 신규취급액 쪽으로 몰렸다. 금리가 싼 상품으로 '쏠림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은행들이 최근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잔액기준 코픽스 대출금리를 내린 것도 이런 '편중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4월 중순 6개월 변동형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대출금리는 3.86~5.28%, 잔액기준은 4.71~6.13%로 금리차가 0.85%에 달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 16일 기준으론 신규취급액과 잔액 기준 금리가 각각 3.49~4.91%와 3.35~5.67%로 바뀌었다. 최저금리의 경우 '금리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월 대비 처음으로 반등한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와 달리 잔액기준 금리는 이달에도 내려갔고 가산금리도 조정했다"며 "고객들의 대출 선택폭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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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시중은행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싼 금리를 찾다보니 신규취급액 쪽으로 대출 수요가 과도하게 몰리고 있다"며 "잔액 기준 대출을 유도하기 위해 별도의 상품을 개발하는 대신 금리를 인하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선 이달 들어 신규취급액 기준금리가 오르고 잔액 기준 금리는 내리는 양상으로 바뀌었다는 이유에서 잔액기준 코픽스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장의 금리 수준만 보지 말고 향후 금리 추이나 변동성을 고려해 코픽스 대출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며 "고객들에게 이 점을 정확히 설명하려는 취지에서 영업점 창구 직원들에게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잔액기준 코픽스 상품 개발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