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어윤대 효과', 고객잡기 전쟁 본격화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도병욱 기자 2010.06.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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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하나·신한銀, 리딩뱅크 KB국민銀 부상 견제

은행권에 '어윤대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 인사태풍이 예고되고 있는 것은 물론 하반기에 고객을 잡기 위한 전쟁준비에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금융권 초미의 관심사였던 KB금융지주 회장에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이 내정되면서 시중은행들이 고삐를 죄며 리딩뱅크의 부상을 견제하고 있다.



경영 공백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KB국민은행은 영업점 통폐합 등 본격적인 행보를 계획하고 있으며, 우리 신한 하나은행도 고객 유치를 위해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새 선장 맞은 KB국민銀, 영업점 통폐합 등 하반기 영업전 준비=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7월 1일부로 개인금융지점 25개와 기업금융지점 25개를 통폐합해 절반으로 줄인다. 군살빼기를 통해 업무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현재 KB국민은행 영업점은 총 1195개. 이 가운데 개인금융지점이 1065개, 기업금융지점 101개, PB센터 29개다. 이번 영업점 통폐합은 개인금융지점과 기업금융지점이 한 건물에 위치한 곳 위주로 이뤄진다.

KB국민은행 한 임원은 "업무의 전문성을 감안해 개인금융과 기업금융 업무를 분리해 점포를 운영해 왔지만 실질적으로 중복되는 업무가 많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 내정자도 경영합리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며 수익창출을 위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회장에 내정된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나 "순이자마진(NIM)을 중심으로 어떻게 경영효율화를 해 나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이슈"라며 합리화 방안으로 본사 유휴인력의 재배치와 카드부문 분사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경영합리화 방안의 일환으로 대대적인 인적 개편도 예상된다. KB금융은 지난 17일 회장이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하는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이하 대추위)를 구성하며 차기 인사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우리 신한 하나銀, 고객 유치 전략 정비=회장 자리 공백으로 적극적인 경영 전략을 구사하지 않고 있던 KB금융이 움직이자 경쟁은행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 은행 임원은 "국민은행은 CEO 인사 등으로, 우리은행은 민영화 이슈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며 "KB금융 회장이 확정된 것은 은행권의 변수가 하나둘 사라지는 계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임원은 "하반기부터는 한명의 고객을 얻기 위해 온갖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때를 놓치면 주도권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리 영업 확대를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딩뱅크 입지를 바짝 뒤쫓고 있는 신한은행은 영업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초부터 실시한 지역장 제도와 연계해 고객 유치에 주력할 방침이다. 지역장 제도는 특정 지역의 지점장 중 한 명을 지역장으로 뽑아, 해당 지역의 영업전략을 조율하고 공동영업을 주관하는 업무를 맡기는 식으로 운영된다.

우리은행은 고객 기반 확대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영업점 성과지표(KPI)에 고객지표 부분을 포함해 실적에 반영토록 하고 있다. 비이자이익 부문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도 고민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2개월 전부터 본부장-지점장 공동 섭외 제도를 실시하며 영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지역의 본부장이 지점장과 함께 신규 고객을 만나는 방식이다. 본부장이 함께 고객을 만나면 영업에 힘이 실리고, 지점장은 본부장과 함께 만날 신규 고객을 섭외해야 하니 더 많이 발로 뛰어야 한다.

또 교차판매 강화와 기존 고객 영업 심화 등도 추진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개인금융(리테일) 쪽에서 신규고객 확충 차원에서 시작했다"며 "지점장들이 힘들어 하면서도 성과가 좋게 나와 뿌듯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권 재편과 맞물려 하반기 영업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합병 이후의 영업 전쟁을 위한 준비차원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며 "신한은행은 이들과 맞붙고 하나은행은 틈새에서 살아남기 위한 영업 전쟁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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