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승승장구, '펠레의 저주' 덕분?

공동취재단 2010.06.1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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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버그=손용호 OSEN 기자 ⓒ요하네스버그=손용호 OSEN 기자


[머니투데이/OSEN=이명주 기자] ‘남미 강호’ 아르헨티나가 한국을 상대로 압승한 가운데 ‘펠레의 저주’ 가 또 맞아떨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밤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2차전에서 한국을 4-1로 꺾고 2연승, 조 1위로 16강 진출을 예약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펠레의 저주’가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마라도나 감독이 브라질의 ‘원조 축구 황제’ 펠레와 기싸움을 벌였기 때문이다.

펠레는 15일 브라질 언론과 인터뷰에서 "마라도나는 직업과 돈이 필요해서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맡았다.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예선에서 얼마나 고전했는지 잘 봤다. 그것은 마라도나의 잘못이 아니라 그에게 지휘봉을 맡긴 사람들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며 마라도나를 비판했다.



이에 마라도나가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같은 날 기자회견을 통해 “펠레는 이제 박물관에나 가야 할 오래된 인물이다. 더 이상 나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되받아쳤다.

‘펠레의 저주’란 월드컵 같은 큰 대회를 앞두고 펠레가 점찍었던 우승후보들이 중도 탈락하거나 우승하지 못해 생긴 일종의 징크스다. 즉 우승 후보로 꼽은 팀이 월드컵에서 초반 탈락한다든지 아니면 반대로 '형편없다'고 깎아내린 팀이 덜컥 우승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선전 여부는 모든 이들의 관심사가 됐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를 주축으로 최고의 기량을 보이고 있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펠레의 저주’는 이미 실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남아공 월드컵 개막 전 펠레는 영국 일간지 <미러>와 인터뷰에서 브라질과 스페인을 최고의 팀으로 꼽았고 한 브라질 언론에는 "독일도 경계해야 할 팀"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예측 덕분인지 스페인은 17일 스위스에 0-1로 패했다. 이번 대회 최대의 이변이었다. 더구나 스페인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지난 1930년 우루과이 월드컵부터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18번 치러진 역대 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서 패배한 팀은 단 한 번도 우승한 전례가 없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가 세네갈에 패한 뒤 무득점에 1무 2패라는 초라한 전적으로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하는 굴욕을 맛봤다.

이번 월드컵에도 ‘펠레의 저주’가 통한다면 브라질과 독일의 남은 경기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질 수 있다. 반대로 아르헨티나의 미래는 장밋빛이 될 전망이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눈이 ‘펠레의 저주’에 쏠려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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