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을 지나다 이런 얘기를 들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이랬다.
집권당 당사 앞은 데모가 끊이지 않는다. 청와대나 정부청사는 아니지만 나라 살림을 좌우하는 이들이 모여 있는 만큼 일종의 '민원 창구'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 2년여 동안 한나라당 당사가 있는 여의도 한양빌딩 앞도 그랬다.
상황이 이러니 어차피 같은 시간을 들여 시위를 하는 입장에선 슬슬 '창구'를 바꿔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말이 나오는 것이었다. 우스갯소리지만 정권 중반기 선거 이후 바닥 민심을 고스란히 반영한 지적이다.
시위대와 경찰이 줄줄이 건물 1층 화장실을 찾는 바람에 수도요금이며 청소비에 적잖이 신경 쓰였다는 인근 건물 주인들도 맞장구를 치는 분위기다
사실 2년 뒤 시위대가 찾을 집권당 당사가 어느 쪽이 될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앞으로 여야 정치권이 어떤 모습을 보이냐에 따라 이번 선거 결과가 고스란히 재현될 수도, 뒤집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이번 패배를 설욕하자면, 혹은 민주당이 이번 승리를 지켜내자면 이런 민심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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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은 쌓이는 눈과 같다. 한두 송이 내리는 것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온 세상을 뒤덮는다. 당장은 어떻게 보일지 몰라도 오늘 쌓인 민심은 반드시 표로 돌아오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