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서스원, 스마트폰 가격인하 불댕길까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10.06.1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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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월 7만5000원에 공짜 공세… 경쟁 안드로이드폰의 가격인하 요인될 듯

출고가 60만원대의 구글폰 '넥서스원'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가격인하를 촉발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T (41,400원 ▼400 -0.96%)는 오는 21일부터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2.2버전(프로요)을 탑재한 넥서스원의 온라인 예약판매를 시작하고, 7월말부터 전국 대리점에서 판매한다고 17일 밝혔다.

↑넥서스원↑넥서스원


온라인 예약판매는 KT의 온라인 휴대폰 쇼핑몰인 폰스토어(phonestore.show.co.kr)에서 선착순 4000대에 한해 실시된다.



구글이 직접 설계해서 HTC를 통해 생산한 넥서스원은 당초 예상과 달리 미국 등 출시국가에서는 저조한 판매실적을 거뒀다. OS를 제외하면 기능과 성능에서는 한물간 모델로 평가된다.

하지만 주목되는 점은 국내 판매가격이다. 넥서스원의 출고가는 69만9600원으로 결정됐다. 월 4만5000원짜리 I-라이트 요금제에 2년 약정으로 가입할 경우 15만원에 구입할 수 있고, 7만9000원짜리 I-스페셜에 가입할 경우 공짜다.



재고처리를 위해 가격을 인하한 아이폰 3GS 판매가격과 유사한 수준이다. 아이폰3GS 16기가바이트(GB)는 현재 4만5000원짜리 I-라이트 가입시 13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아이폰3GS 가격인하에 이은 넥서스원의 출시가 현재 판매중이거나 앞으로 시판될 스마트폰의 도미노식 가격인하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예컨대 넥서스원의 쌍둥이폰으로 불리는 HTC 디자이어의 출고가는 89만원수준이다. 이통사 보조금에 이것저것 합쳐도 소비자들이 실제 일선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은 월 4만5000원짜리 요금제 기준으로 18만원~20만원대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시장대응을 위해 디자이어를 포함해 대다수 스마트폰들의 출고가나 보조금 수위를 낮춰야하는 상황이다. 특히 기능과 성능면에서 넥서스원을 확실히 압도하지 못하는 안드로이드폰을 중심으로 가격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넥서스원 출시가 ‘찻잔속의 태풍’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이는 넥서스원을 생산하는 HTC가 에보4G 등 신제품 생산량을 맞추기도 빠듯해 넥서스원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KT가 온라인 예약판매를 4000대로 한정하고, 대리점 판매를 한참뒤인 7월말로 잡은 것도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SK텔레콤도 현재 디자이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주요 휴대폰업체들이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가격을 애플의 아이폰4 수준에 맞추고, 다른 제품들의 가격은 낮추는 대응전략을 펼칠 것"이라며 "스마트폰시장에서 앞으로 고가폰과 저가폰의 경계가 보다 뚜렷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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