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초선쇄신모임 보름만에 힘빠졌나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0.06.1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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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 참패 뒤 여권 쇄신론을 주도해온 한나라당 초선 의원 모임이 보름여만에 동력을 잃고 표류하는 모양새다. 지난 14일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쇄신안 발표와 맞물려 모임 내 논의가 쇄신파와 화합파로 양분된 결과다.

초선쇄신 모임은 17일 간담회에서도 내부 의견을 정리하지 못한 채 맥 빠진 모습을 그대로 노출했다. 7월 전당대회에 초선 대표 후보를 내겠다는 당초 계획에 이어 당 화합책 가운데 하나로 '박근혜 당 대표론'을 논의했지만 계파간 이견이 엇갈리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친이(친이명박)계 신성범 의원은 "여권 내부 소통의 핵심은 계파 화해이고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소통과 화해"라며 "초선이 의견을 모아 박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를 촉구하고 박 전 대표는 이를 받아들이는 게 당내 화합의 길"이라고 말했다.

권영진 의원도 "수평적인 당청관계 정립에서 박 전 대표가 뒷짐 지고 빠지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초선 의원 스스로가 계파 이해를 떠나 박 전 대표의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이진복 의원은 그러나 "청와대가 당을 제어하려 하는 지금 구조에선 박 전 대표가 출마할 수 없다"고 반대 논리를 폈다.

김세연 의원도 "대통령이 추구하는 어젠다와 박 전 대표가 생각하는 방향이 일치하지 않을 것"이라며 "박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되면 더 큰 혼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전날 친박계 초선 의원들과의 만찬 회동에서 "국민께 면목이 없어 당 대표에 못 나가겠다" "당 대표가 된들 대통령에게 불편만 준다"는 취지로 당 대표 출마 요청을 거듭 물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간담회에선 다만 7월 전대에서 초선 대표주자를 내세울 경우 전폭적으로 지원해 세대교체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혁 의원 등 일부에선 "초선 의원이 반성 없이 전대에 출마하는 것은 권력투쟁의 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기도 했지만 상당수 의원은 '선수' 위주 당 운영을 비판했다.

간담회에선 김세연 배영식 홍정욱 황영철 의원 등이 대표주자 후보군으로 거론됐고 이들 가운데 전대에 나서는 사람이 나오면 지원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쇄신파 핵심인 친이계 정태근, 친박계 구상찬, 중립 성향의 권영진 의원은 이번 전대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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