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유럽서도 판매호조 '거칠 게 없다'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10.06.1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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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체 판매 감소 중에도 판매 늘어..하반기 수요 위축 우려

현대차 (283,000원 ▲2,000 +0.71%)기아차 (124,200원 ▼2,100 -1.66%)가 재정위기가 불거진 유럽 시장에서도 판매 호조세를 나타내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였다.

전문가들은 유럽 전체 판매가 감소하는 중에도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늘어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하반기 전망에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현대차는 지난 5월 유럽시장 판매량이 2만8674대로 전년동기대비 3.2% 줄었으나 시장점유율은 2.3%에서 2.5%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판매는 2만1791대를 5.8% 늘었고 점유율은 1.6%에서 1.9%로 상승했다.

올들어 5월까지 현대차는 전년동기대비 13.7% 증가한 15만7494대를, 기아차는 20.3%나 늘어난 11만2591대를 판매해, 현대차의 점유율은 전년동기 2.3%에서 2.6%로, 기아차는 1.6%에서 1.8%로 늘어났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가 기아차의 소형 다목적자동차(MPV)인 벤가를 i30에 이어 지난 11월부터 체코공장에서 추가 생산하고, 기아차는 현대차의 투싼 후속을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1월부터 교차생산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독일과 이탈리아, 영국의 노후차 지원책 종료로 서유럽 신차 등록대수가 8.8% 감소한 중에서도 한국 완성차업체의 올해 누적 판매량이 증가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상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5월까지 유럽 전체 판매가 3.5%, 유럽 업체가 6.6% 증가한 데 불과하고 미국과 일본 업체는 각각 7.7%, 5.9% 감소한 것에 비해 한국 업체는 21.5% 증가해 상당히 선전했다"고 밝혔다.


올해 남은 기간 현대·기아차는 신차 투입으로 글로벌 경쟁업체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이 애널리스트는 "현대차는 기존 i-시리즈 판매호조와 투싼ix 등 신차 투입으로 보수적인 관점에서 한자리수 성장은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애널리스트도 "기아차도 7월부터 스포티지 후속이 유럽에서 출시돼 이들의 약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폐차 보조금 종료와 재정 위기 여파로 하반기 유럽 지역의 자동차 수요 감소세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아차의 선전은 지난해 부진했던 '기저효과' 덕"이라며 "프랑스도 이번 달까지만 보조금이 지원되고 하반기 유럽 내 긴축정책이 강화되면 자동차 판매는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 센터장은 특히 기아차는 유럽법인의 누적 손실이 가장 큰 데 이를 해소하려면 지금보다 판매가 늘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3월 말 현재 기아차의 유럽법인 누적 손실은 4260억원으로, 전체 해외법인 손실규모 3763억원을 크게 웃돈다. 기아차 글로벌 전체 매출에서 유럽의 비중은 17% 수준으로, 현대차(13%)보다 높다.

17일 기아차는 유럽 판매실적 호조에 힘입어 장 초반 3만2700원까지 오르다가 오후 들어 상승폭이 둔화돼 전일대비 0.78% 오른 3만2150원에 마감했다.

현대차는 장 초반 14만8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으나 장 막판 0.68% 하락해 14만500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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