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마진거래 불법 성행..당국 "대대적 점검 필요"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2010.06.1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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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외환)마진거래시장이 불법매매로 얼룩지고 있다. 이로 인해 정규시장은 갈수록 침체되는 반면 음성시장만 활성화되고 있다. 감독당국은 FX마진거래시장이 건전한 시장으로 자리잡기 위해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17일 증권 및 선물업계에 따르면 FX마진거래 투자자들이 국내 증권 및 선물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외국계 호가중계업체(FDM)를 통해 거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전체 FX마진거래의 40% 정도가 이 같은 경로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현재 국내 투자자들이 FX마진거래를 하기 위해선 국내 증권사 및 선물사에 계좌를 개설하고 이를 통해 거래를 해야 한다. 이는 국내 외환관리법과도 관련이 있어 투자자가 직접 국내 증권사 및 선물사와 계약을 맺지 않은 해외 FDM을 통해 거래를 할 경우 불법으로 간주된다.

투자자들은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외국계 FDM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기 위해 포털사이트에 올려져 있는 블로그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 포털사이트에 올려진 블로그를 살펴보면 해외 FDM의 계좌개설 방법이 상세히 적시돼 있다. 심지어, 일부 해외 FDM은 블로그를 통해 계좌개설에 따른 경품지급 이벤트도 진행하는 등 버젓이 불법영업을 자행하고 있다.
FX마진거래 불법 성행..당국 "대대적 점검 필요"


FX마진거래 불법 성행..당국 "대대적 점검 필요"
한 선물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해외 FDM을 통해 직접거래를 할 경우 최소 투자금액 규제가 없고, 별도의 중계수수료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이 같은 불법매매를 하는 것으로 풀이 된다"며 "수요가 있다 보니 해외 FDM도 굳이 국내 증권사 및 선물사와 연계해 국내 영업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한다"고 말했다.

일부 해외 FDM은 계좌개설을 연계해 주는 브로커는 물론 투자자들에까지 계약당 일정금액을 리베이트로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FX마진거래에 대한 국내 규정은 강화되는 반면 불법매매에 대한 단속은 소홀하다보니 음성적인 매매가 근절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국내 증권사 및 선물사를 통해 FX마진거래를 할 경우 최소투자금액이 10만 달러 이상이지만 해외 FDM를 통해 직접 거래를 할 경우 소액이라도 투자가 가능하다.


한 선물사 관계자는 "금융투자협회에서 상시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감독당국 역시 불법매매를 적발해 처리하는 데 있어 한계가 있는 만큼 법의 사각지대에서 음성적으로 시장이 확대되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FX마진거래시장에서의 불법매매가 심각하다고 판단, 조만간 대대적인 점검을 계획 중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FX마진거래시장이 투기시장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관리감독을 강화했지만 오히려 불법거래가 성횡하는 부작용도 있다"며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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