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LG전자, '나 떨고 있니'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10.06.1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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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기전자업종(IT)의 한 축을 담당하는 LG전자 (109,000원 ▼1,800 -1.62%)의 시련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등 스마트폰 수혜 기대가 뒷받침되면서 반등 기미가 두드러지고 있다. 반면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며 주가가 뒷걸음질 치는 기색이 완연하다.



삼성전자 (87,000원 ▼100 -0.11%) 주가는 16일 전날에 비해 2.6% 오른 81만9000원에 마감했다. 최근 오르락내리락 과정을 거치기는 했지만, 6월 들어 5.5% 오름세를 보인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4월6일 87만5000원에 6.8% 근접해 있다.

하지만 LG전자는 내리막세가 완연하다. 6월 들어 7.8% 하락했다. 16일 종가는 9만5900원이다. 앞선 5월 월별 하락률이 14.8% 내린 데 이어 6월 들어서도 하락세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올들어 최고점을 찍었던 4월28일 장중 13만원에 비하면 2달도 채 되지 않은 기간에 30% 가까이 하락했다.



현대증권 (7,370원 ▲10 +0.1%)은 LG전자에 대해 '시련의 시기'로 정의했다. LG전자의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치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제품 경쟁력 약화가 우려스러운 데다, 휴대전화 부문은 스마트폰 분야에서 아직 경쟁력 회복이 본격화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 악재로 등장하고 있다.

TV 부문도 남유럽발 악재와 경쟁사의 저가모델 출시 영향으로 기대에 비해 미진한 실적이 예상될 것으로 관측했다.

백종석 연구원은 "LG전자는 경쟁사들은 글로벌 전략 스마트폰을 2분기 기준으로 출시했는데 비해 라인업이 약하다"며 "하반기에 라인업 확대로 점진적인 스마트폰 경쟁력 회복이 예상되지만 시기적으로 공백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적정주가도 매수의견은 유지했지만, 기존 14만5000원에서 11만5000원으로 20% 내렸다. 적정주가를 20% 내렸다는 이야기는 사실상 '팔라'는 소리다.

일각에서는 LG전자의 하락세가 국내 IT업종의 위기를 대신하는 것으로도 풀이한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애플을 능가하지만, 자유로운 정신세계를 소프트웨어에 접목시키지 못한 국내 IT업계가 글로벌 흐름에서 한번 뒤져진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는 상황을 LG전자가 대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며 "애플이 커다란 쇼핑몰을 만들어 몇년 전부터 입주가 끝난 뒤 서로 들어가려 아우성치는 반면 국내 IT업계는 멋진 쇼핑몰을 만들어 놔도 입주자가 없어 고민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특히 LG전자는 뒤처진 상황에서 더욱 경쟁력을 갖지 못해 시름이 깊어질 것이라는 견해도 곁들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쟁력있는 전략으로 시장을 뒤따라가면서 창의성을 발휘한다면 LG전자의 경쟁력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도 보고 있다.

또다른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2008년 증시 흐름은 LG전자의 주가 변동에 연동되는 등 한때 증시의 척도가 됐다"며 "조금 더 분발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실적도 좋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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