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축구 천재, 사고뭉치 악동 정도로만 알려진 마라도나가 모국에서 신의 반열에 오른 것을 이해하자면 역사 상식이 조금 필요하다.
국력, 군사력에서 영국의 상대가 되지 못한 아르헨티나는 패배했고 정권도 무너졌다. 경위야 어찌됐든 아르헨티나로서는 치욕의 역사다. 당시 아르헨티나에는 반(反) 영국 감정이 타올랐다.
살아있는 신 마라도나와 한국의 인연도 흥미롭다. 멕시코 월드컵 당시 한국 수비수들은 신묘한 축구실력을 뽐내는 마라도나를 필사적으로 막아섰다. 이 때 마라도나를 거칠게 몰아세운 사람이 허정무 감독이다.
외신들은 두 감독의 이런 관계를 조명하며 17일 한국과 아르헨티나 경기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는 '마라도나가 숙적(허 감독)을 다시 만났다'고 썼다. 골닷컴은 허 감독이 24년 전 마라도나에게 했듯 이번엔 아르헨 간판선수 리오넬 메시를 막으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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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는 월드컵 조 추첨 이후 "허 감독을 잘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86년 한국팀은 축구가 아니라 태권도를 했다"며 '악동' 기질을 숨기지 않았다.
2010년 한국 축구는 1986년과 다르다. 결과는 신도 모른다. 태극전사들의 후회 없는 한 판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