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KB금융 회장 내정에 '기대반 우려반'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10.06.1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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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혜주는 우리금융, 외환은행과 하나금융은 부담"

KB금융 (83,800원 ▲2,600 +3.20%)이 어윤대 신임회장을 내정하자 증권가에선 '기대반 우려반'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간 지연됐던 M&A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기대도 많지만 관치금융 논란, 노조반발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신임 회장 내정의 가장 큰 수혜주로는 대등합병 대상으로 거론되는 우리금융 (11,900원 0.0%)이 꼽히고 있다. 반면 론스타가 매각을 진행중인 외환은행 (0원 %)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주가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KB금융 (83,800원 ▲2,600 +3.20%)에 대해 어윤대 신임회장 내정으로 강력한 리더십이 기대된다면서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7만3000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장기간 경영진 공백을 해소하고 하반기 M&A를 통한 성장전략을 펼쳐 나갈 것으로 기대했다.



다이와증권도 "공석이던 KB금융 리더 자리가 수일 내 채워지게 된 부분은 일단 회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어 내장자가 우리금융에 관심을 보이는 등 소위 '메가뱅크'를 추구하는 청사진을 가졌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황석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어윤대 신임회장의 향후 계획은 은행 대형화를 통한 해외진출, 우리금융 (11,900원 0.0%)과의 합병 선호, 외환은행 (0원 %) 인수 보다는 산업은행 인수 선호, 비은행 강화 통한 수익구조 확보 등으로 요약 된다"고 말했다.

황 애널리스트는 "국내 최대 가용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KB금융의 전략이 이같이 그려짐에 따라 향후 우리금융 민영화와 외환은행 매각 구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 된다"고 설명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KB금융과 우리금융이 합병할 경우 자산규모 547조원의 세계 43위권의 금융사로 재탄생하게 되면 이는 정부가 제기해왔던 국내 GDP규모에 걸 맞는 메가뱅크의 탄생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금융의 민영화 방안 발표가 6월말에 예정되어 있어 우리금융의 민영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금융에 대한 강력한 인수자의 출현은 우리금융 민영화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는 외환은행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외환은행 입장에서는 KB금융이 가장 강력한 인수자라는 점에서 우리금융과의 매각경쟁에 따른 매각가격의 하락과 매각일정의 지연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하나금융지주 (60,700원 ▼200 -0.33%) 입장에서는 우리금융과의 M&A를 추진해 왔다는 점에서 볼 때 강력한 경쟁자의 출현에 따른 부담감이 생길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신임 회장 내정으로 촉발된 '메가뱅크'에 부정적인 시각도 없잖다. 성병수 메리츠종금 연구원은 "주식교환을 통한 대등합병 방식이 유력해 시너지효과가 크지 않을 경우 주당가치의 희석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이와증권도 합병을 통해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다이와는 "KB금융과 우리금융 간 고객 기반이 상당 부분 겹치는데다(overlap) 회사 내 강력한 노조와 정부 영향으로 합병에 따른 비용절감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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