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선물환 규제보다 물가상승 우려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0.06.1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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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금리가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상승(가격하락)했다. 외국 은행의 국내지점(외은지점)에 대한 선물환 규제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14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3%포인트 오른 3.71%,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과 같은 4.40%로 마감했다.



장 초반 채권시장의 주목을 끈 건 선물환 포지션 규제였다. 13일 정부는 '자본유출입 변동 완화 방안'을 통해 외은지점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자기자본의 250%, 국내은행은 50%로 제한했다. 선물환을 규제하면 외국인의 채권 매수를 위축시킬 수 있어 채권시장에 악재다.

신동준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외은지점의 초과 선물환 포지션과 연계돼 있는 원화채권 보유 규모는 약 18조5000억원 수준"이라며 "당분간 추가 재정거래 포지션의 구축도 어려운 만큼 단기물 통안채 수급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당장 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한도를 급격하게 축소해야 할 은행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3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고 기존 거래분으로 인해 포지션비율 한도를 초과하는 경우 초과분에 대해 최장 2년간의 청산 유예기간을 뒀다.

신 애널리스트는 "일부 외은지점의 이자율 및 통화관련 장외거래잔액 중 잔존만기 1년 이내 비중은 각각 63%, 71%로 2년의 유예기간 내에 대부분 만기 도래해 자연스럽게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물 채권의 수급에는 부정적이지만 급격한 매물로 쏟아질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채권시장은 선물환 규제보다 물가 상승에 따른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5월 수입물가는 원화가치 하락의 영향으로 전월대비 2.7%, 전년동월대비 11.3% 올라 넉 달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수출물가(원화기준)는 전달보다 2.8% 올라 석 달 만에 상승했다.

정성민 유진선물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대량 매수했지만 물가 상승 우려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 심리를 눌렀다"고 설명했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획재정부 장관도 하반기 경제 정책을 물가 상승 압력을 관리하겠다는 점을 시사해 채권투자자들에게 부담을 줬다"며 "국고채 5년물 2조1000억원 입찰에 따른 선물 매도 헤지 등도 부담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국채선물 6월물 가격은 월물 교체를 하루 앞둔 가운데 전날보다 4틱 내린 111.51로 마감했다. 증권사와 은행이 각각 8194계약, 3399계약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보험사는 각각 9583계약, 2287계약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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