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흐름만 보면 한국은 '월드컵 파티'중이다. 한국의 저력을 확인한 탓인 듯 시가총액대형주들 대부분 긍정적인 흐름이고, 지난 1999년 이후 자동차업체로서는 유일하게 월드컵 공식스폰서로 참여중인 현대차 (250,500원 ▲4,500 +1.83%)는 3%전후의 쾌조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오전. 파티는 '먹거리'에서 먼저 펼쳐지고 있다. 피자업체를 선두로 치킨, 만두회사들의 주가도 계속 오르고 있다. 미스터피자 (145원 ▼24 -14.20%)가 상한가를 달리는 가운데 닭고기 관련주인 하림 (3,480원 ▼15 -0.4%), 마니커 (950원 0.00%), 동우 (1,992원 ▼4 -0.20%)모두 5%전후의 강세다. 만두를 만드는 네오퍼플 (0원 %)도 사흘 연속 강세다.
월드컵을 독점중계하는 SBS (15,080원 ▼40 -0.26%)도 소폭 올랐고 SBS미디어홀딩스 (1,930원 0.00%)도 7%넘는 강세다. 하지만 독점을 시샘하듯 SBS콘텐츠허브 (5,370원 ▲190 +3.67%)는 이틀 연속 하락세다.
월드컵 파티는 6.2지방선거 후 소외됐던 4대강 관련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이명박 대통령이 TV와 라디오로 생방송된 연설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중단 없는 추진을 강조하면서 4대강 관련 건설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화공영 (2,680원 ▲35 +1.32%)은 상한가로 치솟았고, 특수건설 (5,990원 ▲20 +0.34%), 동신건설 (21,200원 ▲350 +1.68%),삼목정공 (22,800원 ▲200 +0.88%),삼호개발 (3,280원 ▼10 -0.30%)도 10%넘는 강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면서도 4대강 사업에 대한 강한 추진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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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경부고속도로에서 인천국제공항과 고속철도에 이르기까지 국책사업은 그때마다 많은 반대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었다. 바로 그 사업들이 대한민국 발전의 견인차가 됐다. 4대강 사업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남아공 월드컵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첫 경기에서 그리스를 완파하며 16강 기대감을 높이자 매출이 늘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월드컵 개최이후 미스터피자의 매출은 껑충 뛰어 올랐다. 실제 한국 경기가 있었던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미스터피자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 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매장 매출은 감소한데 반해 배달 매출이 15% 이상 급증하면서 전체 매출도 증가했고, 올 들어 실적이 전년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해왔지만 월드컵 덕에 지난 주 플러스로 돌아섰다고 한다.
월드컵 경기가 주로 저녁 8~11시 사이에 열리면서 치킨 등 야식 소비가 크게 늘었고, 마니커는 지난 11일~13일까지 3일간 매출액이 전주동기대비 18% 급증했다고 한다. 특히 한국과 그리스전이 있었던 지난 12일에는 치킨집 주문이 1~3시간 가량 밀리는 등 소비가 급증했고, 지난 3일간 약 50만개 가량의 육계를 팔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현대차 (250,500원 ▲4,500 +1.83%)와 기아차 (105,600원 ▲2,100 +2.03%)의 올해 월드컵 홍보효과가 과거보다 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완성차업체로는 유일하게 세계 유수의 기업과 나란히 광고중인 현대·기아차를 보면서 한국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수입차와 현대·기아차 브랜드와의 갭이 빠르게 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가 흐름만 보면, 한국의 월드컵 첫 경기 완승은 분명 시장에 긍정적인 힘을 불어넣고 있다. 16일 아르헨티나 전에서도 승전보가 들릴 경우, 관련주 주가는 더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호재와 매출이 동행하더라도 주가 흐름은 동행하지 않는다. 얼마 전 동계올림픽 때만해도 김연아 선수가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을 따자 대량 매물폭탄은 쏟아졌다. 16일 전후로 또 한번 테마주들은 요동치겠지만, 파티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