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각까지 고려한 감성(感性) 디스플레이 만든다"

머니투데이 천안(충남)=성연광 기자 2010.06.2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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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천안 AMOLED 제조현장 가보니...

↑아산 탕정사업자의 AMOLED 신공장 건설현장. 대지면적 4만2000평 규모의 건설부지에서 굴삭기, 크레인, 파일 항타기 등이 동원돼 터고르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아산 탕정사업자의 AMOLED 신공장 건설현장. 대지면적 4만2000평 규모의 건설부지에서 굴삭기, 크레인, 파일 항타기 등이 동원돼 터고르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22일 천안시 성성동에 위치한 삼성 디스플레이단지. 이곳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모바일 디스플레이, 삼성SDI (366,500원 ▲15,000 +4.27%)의 2차전지, 삼성전자 (81,800원 0.00%)의 노트북용 LCD 제조라인이 몰려있다.

이곳의 심장부는 단연 SMD의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제조라인. AMOLED란 자체에서 빛을 내는 미래형 디스플레이로, LCD에 비해 응답속도가 1000배 이상 빠르고 색상과 선명도가 뛰어나다. 지난해까지 전세계적으로 AMOLED 양산체제를 갖춘 곳은 이곳이 유일했다.



◇담배 연기 입자까지 차단=AMOLED 제조공정에서 핵심소재인 유기물 자체가 워낙 먼지에 민감하다. SMD 관계자는 "보통 반도체 제조라인의 경우 잠실종합운동장 규모에 총 먼지입자가 탁구공 크기 정도의 청정도를 보장해야하지만, AMOLD 라인은 잔디풀 1개 이상을 넘어선 안될 정도"라고 귀띔했다.

때문에 제조라인 내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실제 이곳에선 흡연검사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1mg의 담배 연기 입자까지도 반입돼선 안되기 때문이다. 담배를 피웠다면 밖에서 1시간 이상 대기한 뒤에야 입장할 수 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직원이 천안사업장 라인에서 AM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검사하고 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직원이 천안사업장 라인에서 AM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검사하고 있다.
이날 기자가 둘러본 공정은 AMOLED패널 셀라인 공정이다. 장치에 나란히 고정된 유리 패널에 로봇 팔이 현란하게 움직인다. 회로를 입히는 중이다. 스마트폰 등 멀티미디어 제품이 늘어나면서 회로 설계가 더욱 정밀해져 로봇 팔의 움직임이 더욱 바빠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후 원장검사→커팅→세정→모듈 공정을 거쳐 고객사에 납품될 AMOLED 디스플레이가 완성된다.



그러나 전공정인 증착공정만큼은 볼 수가 없었다. 이 공정은 아래 위 두 유리기판 사이에 자체 발광물질인 유기물을 균일하게 도포하는 공정으로, AMOLED 양산여부를 가르는 핵심 기술이기 때문에 관련 엔지니어 몇 명을 제외하고는 출입이 엄격히 제한된다.

◇고선명 디스플레이에 감성(感性)을 입히다=이곳 엔지니어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회의를 진행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수퍼 아몰레드(Super AMOLED) 양산 때문이다. 수퍼 아몰레드는 AMOLED 디스플레이 내부에 터치센서를 내장해 기존 AMOLED보다 5배 가량 화질을 향상시킨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품이다. 삼성 전략 스마트폰 '갤러시S'에 장착돼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직원이 천안사업장 라인에서 프리미엄급 AMOLED 패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직원이 천안사업장 라인에서 프리미엄급 AMOLED 패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디스플레이 상단에 배치된 터치스크린과 윈도 때문에 제약됐던 AMOLED의 특성을 제대로 구현해보자는 취지에서 개발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초부터 수퍼 아몰레드 개발을 담당했던 최길재 OLED 제품 개발팀 책임연구원의 말이다.

최 연구원은 "일체화 작업 뿐 아니라 소비전력이 기존 제품대비 15% 정도 줄이고 색재현율, 명암비 등 디스플레이 특성 자체도 크게 개선됐다"며 "특히 소비자들이 손끝에서 느끼는 섬세한 터치감 등 시각은 물론 촉각까지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SMD는 기존 공정을 수퍼 아몰레드 양상체제로 조기 전환함으로써 후발 사업자들과의 기술적 격차를 크게 벌려놓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AMOLED 시장서 SMD의 시장점유율은 98% 이상이었으며, LG디스플레이와 대만과 일본 등지의 경쟁사들은 이제 막 AMOLED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시점이다.

오는 2012년까지 2조5000억원을 AMOLED에 투자키로 확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아산시 탕정면에 소재한 삼성 디지플레이 단지내 총 13만8600㎡(약 4만2000평) 부지에 5.5세대 AMOLED 신공장 건립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 22일에는 강호문 사장과 장원기 삼성전자 LCD사업부 사장, 최치훈 삼성SDI 사장 등 주주사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라인 기공식을 가졌다. 내년 7월 쯤에는 휴대용 디스플레이(3인치) 기준 월 30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AMOLED 공장이 위용을 드러낼 전망이다.

강호문 사장은 "이번 투자는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존경받는 100년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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