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국회 세종시 처리…'패스트 트랙' 적용(?)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2010.06.14 10:47
글자크기

[MB 6.2지방선거 수습책]여당 '패스트 트랙'…야당 "굳이 표결할 필요 없어"

이명박 대통령이 14일 TV-라디오 연설에서 사실상 세종시 수정안의 포기 의사를 밝힌 가운데 6월 임시국회에서 세종시 문제가 어떻게 처리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여당인 한나라당에서 처리 수순을 어떻게 진행하느냐다.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는 각각 수정안 찬성, 원안 고수를 주장하며 첨예한 대립 속에 당론을 확정짓지 못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국회에 표결처리를 요청함에 따라 여당 안에서 세종시 문제에 대한 논의와 처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표결 처리가 최우선 방향으로 제시된 만큼 당론결정이란 수순을 밟을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번에는 한나라당 당론의 구속 없이 자유투표로 할 용의가 있다는 뜻"이라며 "당론 표결도 아닌데 국회에서 표결처리하지 않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형태로건 이번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여당은 이번 회기내 처리를 위해 '패스트 트랙' 방식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야당은 수정안 제출 당사자인 정부가 알아서 처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본인(이 대통령) 스스로 폐기를 인정했으니 수정안 제출 당사자인 정부가 처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단 표결처리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와 관련 친박계 중진인 홍사덕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한나라당 비상대책회의에서 국회의원 전원위원회를 소집해 표결처리하자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세종시 문제는 반드시 국회 안에서 제대로 토론한 다음에 부결되더라도 부결되는 게 대통령에 대한 예의에도 맞고 국회의 도리에도 맞다"며 "어느 하루 국회의원 전원위원회를 소집해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그동안 국회 밖에서 주고받은 얘기를 속기록에 싣게 하고 표결처리하는 게 대통령에 대한 예의에 맞다"고 밝혔다.

현재 세종시 수정안은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여당내 친이-친박 갈등, 야당의 반대 등으로 해당 상임위에 제대로 상정되지 못한 상태다. 본회의 표결을 위한 정상적인 절차를 밟으려면 국토해양위원회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등 관련 법안을 상정해 본회의로 넘겨야 한다. 기획재정위원회는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상정,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수정안 관련 법안이 국토위에서 야당과 친박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과될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패스트 트랙'을 채택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세종시 수정안의 주무 상임위인 국토위의 경우 하반기 위원 중 3분의 2 이상이 친박계와 야당 의원으로 이뤄져 있어 수정안 통과 가능성이 매우 낮다. 만약 국토위 전원회에서 수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처리가 지금처럼 차일피일 미뤄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여당은 전원위 소집 후 표결처리 등 패스트 트랙의 관철을 위해 야당 쪽을 설득하는 수순이 예상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