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 채권시장서 투기등급 대우

더벨 김은정 기자 2010.06.14 10:31
글자크기

시장불신 '여전'…사업모델 검증·경영전략 리스크까지

더벨|이 기사는 06월11일(08:1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그룹 계열사가 채권시장에서 투기등급으로 대우받고 있다. 그룹의 공격적인 경영전략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완전히 걷어내지 못한 때문이다.



사업모델에 대한 불확실성과 '홈에버(옛 한국까르푸) 트라우마'도 시장의 외면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랜드월드·이랜드리테일 BIR, BB+ 평가



10일 나이스채권평가에 따르면 회사채 유효 신용등급이 BBB0인 이랜드리테일의 시장수익률 유추등급(BIR·9일 기준)은 BB+로 나타났다. 이랜드월드(BBB0)도 투자부적격 등급인 BB+를 기록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BIR이 BBB-인 이랜드(BBB0) 정도만 간신히 투자등급에 머물러 있다.

이랜드월드의 경우 3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KIS채권평가·9일 기준)이 11.89%를 보여 BBB0등급 평균 수익률인 9.31%를 훨씬 웃돌고 있다.

최근 채권은행의 신용위험 평가로 업종 리스크(위험요인)가 정점에 달한 건설사 보다 높은 수익률(낮은 채권가격)이다. 동일한 만기의 회사채 수익률을 살펴보면 동부건설, 코오롱건설, 한일건설이 각각 11.17%, 9.97%, 10.89%다.


대부분 투자자가 이랜드그룹의 홈에버 인수 당시 재무적 리스크(위험요인)를 우려해 유니버스(투자가능종목군)에서 계열사 회사채를 제외했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올 들어 일부 계열사가 시장성 조달을 재개했지만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는 투자은행(IB)을 제외하면 회사채 인수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증권사 채권부 관계자는 "리테일(소매영업)에서조차 이랜드그룹 계열사를 다루는 데가 거의 없다"며 "유니버스 제외 종목에 재투자하기 위해서는 재검토와 의사결정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img1.gifimg1.gif
◇사업 모델 검증 필요·BBB급 기피 현상도

이랜드그룹이 무리하게 홈에버 인수에 나서면서 잃은 시장 신뢰도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또 최근 건설·조선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시장에서 비우량 등급 회사채가 기피 대상이 됐다.

BBB급까지 리스크 우려가 전이됐다는 분석도 있다. 이랜드그룹 입장에서야 갖가지 악재가 골고루 섞여 있는 셈이다.

자산운용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확장 지향적인 그룹이라는 인식이 강해 앞으로 의사 결정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며 "동아백화점 인수와 신규 점포 신설 등의 투자가 크게 무리가 있어 보이진 않지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재무부담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사업모델에 대한 검증도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아울렛 사업자체가 마땅한 비교 대상이 없는 데다 시장성 조달을 자주 하지 않아 평가가 좋지 않은 편"이라며 "그룹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를 때까지 성장전략에 대한 리스크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대규모 투자가 마무리되고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상황이라 점차적으로 재무상태가 안정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업·재무상 잦은 변동 '감점'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인 이랜드월드는 계열사에 대한 잠재적인 지원 부담을 안고 있다. 지난해 유통부문을 분할하면서 패션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사업규모가 축소되고 경기변동에 대한 민감도도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성장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선택한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지만 안정화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랜드리테일은 아울렛과 백화점의 두 가지 업태를 주력으로 삼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이 내세우는 소매유통업은 유통업의 하위 개념으로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최근에는 화성산업 (9,500원 ▲30 +0.32%)의 유통사업을 인수해 동아백화점과 동아마트 등을 2680억원에 사들였다. 이랜드리테일 같은 경우 업종 재편, 브랜드 변경, 주요 점포의 자산매각후재임대(Sale&Lease Back) 등으로 사업과 재무상 큰 변화를 겪어 왔다.

화성산업 차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