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퐁에서 일한다는 그는 텍사스 휴스턴에서 휴가차 왔다고 했다. 나사(NASA: 미항공우주국)가 있는 곳이 아니냐고 아는 척을 했더니 "바로 맞추었다"며 웃었다. 한국(Korea)에서 왔다며 '나로호' 얘기를 꺼냈다. 무슨 얘긴지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한국이 개발한 무인우주선이라고 설명했다. 위성용 로켓이라고 덧붙였더니, 이내 북한(North Korea)에서 왔냐고 묻는다.
자정 가까운 시간인데도 타임 스퀘어는 불야성을 이뤘다. 글로벌 기업 광고 전광판과 뮤지컬 간판이 광장을 대낮처럼 비췄다. 맥도널드와 야외카페, 심지어 선글라스 상점도 이 시간까지 영업에 한창이다. 타임 스퀘어란 상징성이 사람을 광장으로 모으고, 그 사람들이 타임 스퀘어의 명성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비행기를 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고 했던가. 나로호 자랑으로 어깨를 으쓱하려고 했던 기자는 뜻 밖에 축구에서 그 목적을 달성하게 됐다.
누군가 월드컵을 우주인이 본다면 참 우스꽝스럽지 않겠냐고 했다던 말이 생각난다. 20명이 구르는 공을 죽어라 좆고, 그 공이 그물을 가르면 수십억 지구인이 동시에 열광을 한다. 우주인에겐 코메디겠지만, 그로 인한 공감대가 처음만난 지구인끼리도 하이파이브를 하게 했다. 뉴요커들이 나로호는 몰라도 한국축구는 잘 안다. 월드컵,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