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대도시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는 수많은 붉은악마들이 장대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우리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며 빨간색 티셔츠와 우비를 챙겨 입고 나와 길거리 응원전을 펼쳤다. 우리 팀의 골이 터질 때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서로가 서로를 부둥켜안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의 감동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당시 한 해외 언론은 이 같은 응원문화를 '한국인의 저력'이라고 평가했으며 대한민국 국민들의 단결력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월드컵이 끝나자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 용광로처럼 들끓었던 열기는 금 새 식어버렸다. 우리 팀의 승패를 떠나 모두가 얼싸안은 채 기뻐하고 슬퍼했던 모습은 어느새 사라지고 반목과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사회통합위원회는 지난주 사회통합을 위한 10대 개혁 방안을 내놨다. 근로빈곤층 보호 및 세대 일자리 공존 대책, 대학 시간강사 대우의 현실화,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선거구제 개편 등이 주요 내용이다. 방안을 살펴보니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지역과 이념, 계층, 세대 간의 갈등을 줄이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고민한 흔적을 찾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방안을 두고 과거에도 계속 거론돼왔던 내용을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또 실행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상당수 있다. 다만 이번 방안들이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달리 하는 이들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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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통합은 국민의 역량을 결집시켜 국가 경쟁력 강화를 이뤄내는 밑거름이 된다. 국가 경쟁력 강화는 경제발전으로 이어지고 경제가 발전하면 우리들의 삶은 풍요롭고 윤택해지기 마련이다.
우리는 월드컵 때마다 보여준 단결된 모습과 저력을 국가와 민족을 위해 결집시켜야 한다. 남아공 로벤 섬의 정치범수용소에서 축구 경기를 통해 사회통합과 민주화를 이뤄낸 넬슨 만델라(Nelson Rolihlahla Mandela) 전 남아공 대통령처럼 이번 월드컵이 단순한 축구 축제가 아닌 대통합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창시자인 프랑스의 줄 리메(Jules Rimet)는 "축구가 세계를 한 가족처럼 단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줄 리메의 말처럼 월드컵은 4년마다 전 세계인들을 화합의 장으로 이끌고 있으며 월드컵은 스포츠의 힘과 의미를 보여준다.
우리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스포츠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사회통합의 원천으로 삼아 화합과 번영을 이뤄내고 길거리 응원장소는 단순히 축구를 즐기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곳이 아닌 '소통의 장'이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