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내수株?" 중국 덕에 웃는 오너들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10.06.1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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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 오리온 이화경·담철곤 부부 주식 평가액 ↑

'고맙다, 중국'

아모레퍼시픽 (151,400원 ▲1,900 +1.27%), 오리온 (14,780원 ▼50 -0.34%) 등 국내 대표 내수주들이 중국시장 성장성에 힘입어 고공행진하면서 오너들의 주식 평가액도 크게 늘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들 종목이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섰다며 내수주가 아닌 글로벌 성장주로 재평가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1년 전(2009년 6월12일) 65만5000원에서 현재(11일 종가) 98만원으로 50%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17%)을 33%포인트 웃돈다.

이 회사 지분 10.72%(보통주 62만6445주)를 갖고 있는 서경배 사장의 평가액은 1년 전 4103억원에서 6139억원으로 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의 최대주주는 지주사인 태평양 (30,700원 ▲550 +1.82%)(206만9586주, 35.4%). 서 사장은 태평양 지분 55.7%(444만3959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태평양의 보유 주식 가치가 커지면서 서 사장의 아모레퍼시픽 간접 보유 평가액도 7551억원에서 1조1297억원으로 급증했다.

서 사장의 직간접 보유 평가차익이 5782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시장 수익률을 훨씬 웃돌지만 증권업계는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증권사들은 일찌감치 100만원 이상의 목표주가를 제시했고 지난 11일에는 장중 100만10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최고 120만원 목표주가도 나왔다.


점유율 1위라는 국내시장 강점 외에 중국에서의 장밋빛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하반기 대표브랜드인 '설화수'를 시작으로 중국에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인다.

김태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설화수는 한류열풍과 중국 특유의 한방에 대한 관심이 맞물려 중국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것"이라며 "하반기 방문판매 라이센스 획득과 내년 영업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2분기도 1분기에 이어 양호한 성적을 내면서 백화점과 할인점, 온라인 채널에서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대표 제과업체인 오리온 주가는 올 들어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35만7000원으로 1년새 68% 급등했다.

지분율 14.53%(86만5204주)로 최대주주인 이화경 오리온그룹 사장의 평가액은 이 기간 1839억원에서 3089억원으로 1250억원 늘었다. 남편인 담철곤 회장(77만626주, 12.94%)의 주식 평가액도 1638억원에서 2751억원으로 1113억원 증가했다.

담 회장 부부의 자녀인 담경선(25세), 담서원(21세)씨도 오리온 주식을 각각 3만1669주(0.53%)씩 보유하면서 평가액이 각각 67억원에서 113억원으로 뛰었다.

증권가에서는 오리온이 국내 제과시장 프리미엄 제품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중국 등 해외법인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오리온 중국법인의 향후 3년간 예상 매출, 순이익 연평균 성장률은 33.3%, 49.4%로 중국 소비시장 성장을 가장 잘 쫓아갈 대안"이라며 "지분법 평가이익 변동폭에 따라 단기적 등락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해외제과의 매출이 성장하는 한 주가조정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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