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마일리지 충당금 4000억 가까이 '소진 총력'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0.06.1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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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3722억·아시아나 719억… 마일리지 소진 노력하나 '보너스항공권'은 고객불만

국내 항공사들이 고객들의 마일리지 사용에 대비해 적립하는 충당금이 급증하고 있다. 충당금이란 회원이 앞으로 마일리지를 사용할 것에 대비해 회계상 적립해두는 돈이다.

'부채' 성격의 마일리지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 고객 마일리지 소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고객들이 마일리지를 사용할 경우 항공사는 '유휴(노는) 좌석'을 사용하거나 제휴호텔의 '공실(빈방)'을 활용하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거의 없거나 적지만, 이를 충당금으로 쌓을 경우 실제 이용비용으로 환산해 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 묶여있는 자금 부담이 적지 않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22,550원 ▼50 -0.22%)아시아나 (9,770원 ▲280 +2.95%)항공이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1/4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충당부채는 올 1/4분기 현재 3722억원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3003억원의 마일리지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는 지난해 말 2798억원보다 205억원, 2008년 말(2352억원)에 비해 무려 651억원 급증한 규모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711억원)보다 8억원가량 늘어난 719억원의 마일리지 충당금을 적립했다. 2008년(689억원)에 비해서는 30억원가량 증가했다.

두 항공사는 마일리지에 유효기간(5∼7년이 지나면 적립된 마일리지를 무효화)을 둬 기간 내에 사용하지 않은 마일리지를 소멸시키고 있지만 충당금은 점점 늘어만 가고 있다.


저가항공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08년 7월 취항에 나선 대한항공 계열 저가항공사 진에어도 2048만원의 포인트 충당부채를 쌓아두고 있다. 진에어는 대형 항공사의 마일리지 대신 '지니 포인트'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마일리지 유효기간 제도가 있지만 아직까지는 회원들이 쌓아놓은 마일리지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쌓이는 마일리지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를 이용한 좌석승급과 제주 칼(KAL)호텔이나 세계 각국의 유명 제휴 호텔을 마일리지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또 그룹 계열사인 한진관광, 한진렌트카에서도 마일리지를 쓸 수 있도록 했다. 항공권은 물론 숙박과 현지 관광까지 마일리지로 해결할 수 있는 '마일리지 투어'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영화관람 할인 등 실생활과 연계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제휴 폭을 넓혔다.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제휴사는 영화, 인터넷쇼핑, 외식업체와 더불어 기내면세품 구입, 각종 해외 여행상품, 호텔 무료이용, 렌터카 등 총 16개 업체에 이른다. 이 외에 마일리지를 이용해 공항라운지 이용과 초과수하물 계산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항공사들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정작 마일리지로 보너스 항공권을 구하기 어렵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항공사들이 '단골확보'를 위해 마일리지 적립 기회는 늘리고 있지만 정작 보너스 항공권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항공사들은 전체 이코노미석의 5~15%까지 보너스 항공좌석을 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마일리지 좌석이란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고객들이 마일리지를 좌석 뿐 아니라 여러 곳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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