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제네시스 오픈카' 내놓는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10.06.1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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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고급화·기술력 과시 위해… 현대차 사상 첫 '컨버터블'

현대·기아차 (103,400원 ▼2,200 -2.08%)가 국산차 최초의 양산형 컨버터블(오픈카) 모델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완성차업체로서 입지를 더욱 굳힌 현대·기아차는 오래도록 미뤄왔던 컨버터블 모델 개발을 통해 풀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컨버터블 모델은 중저가 이미지를 벗고 고급스런 브랜드 이미지로 업그레이드하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는 제네시스 쿠페를 기반으로 하는 하드톱(개폐가 가능한 철제 지붕으로 평상시에는 쿠페모델과 같음) 컨버터블을 개발 중이다. 과거 제네시스 쿠페를 개발할 때부터 컨버터블 모델도 함께 연구돼 왔으나 시장성 문제로 양산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근 개발 작업은 양산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글로벌 완성차브랜드 중 유일하게 컨버터블 모델이 없는 현대·기아차로서는 더 이상 출시를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다. 업계는 2012년쯤 양산모델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한 현대·기아차 연구개발 담당 고위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양산을 위한) 컨버터블 차량을 개발 중"이라며 "이왕이면 좀 더 잘 팔릴 수 있는 모델을 위해 다각도로 세부사항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드톱과 소프트톱(지붕이 천으로 됨) 모두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성을 중요시하는 현대차 (247,500원 ▼3,000 -1.20%)그룹은 판매대수가 많지 않은 컨버터블 모델의 특성을 감안해 '팔릴 수 있는' 모델개발을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때 아반떼 HD 플랫폼을 바탕으로 컨버터블 모델 양산도 검토됐으나 시장성 때문에 중단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컨버터블은 판매대수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향상에 기여한다. 유수의 글로벌 브랜드들이 모두 컨버터블 모델을 내놓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현대차가 수익성 때문에 그동안 컨버터블 개발을 하지 않다가 고급차 이미지 구축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노린 것으로 본다"며 "언젠가 '렉서스' 같은 고급브랜드를 론칭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중저가 이미지를 벗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컨버터블에는 기술수준을 과시하는 의미도 담긴다. 컨버터블 모델은 기존 쿠페나 세단모델에서 단순히 지붕만 없애면 되는 것이 아니라 차체 강도나 안정성 확보를 위해 고급 설계기술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컨버터블은 일종의 기술 업그레이드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며 "현대차가 독자기술을 세계시장에 보여주는 효과도 크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컨셉트카로는 컨버터블 모델을 선보이며 꾸준히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현대차는 투스카니 컨버터블(하드톱)을 지난 200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공개했고 기아차는 2007년 제네바모터쇼에서 유럽형 모델 씨드를 바탕으로 한 익씨드(소프트톱)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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