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의 KT, 7년만에 SKT 시총추월 눈앞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0.06.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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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株 경쟁도 후끈, 롯데쇼핑·신세계도 대장주 쟁탈전

"내놔라" "못 내놔"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의 대장주 타이틀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KT (41,800원 ▲100 +0.24%)가 7년 만에 SK텔레콤 (57,500원 ▼900 -1.54%)을 제치고 통신주 1위 입성을 앞두고 있으며 신한지주 (55,500원 ▼1,400 -2.46%)삼성생명 (99,900원 ▼500 -0.50%), KB금융 (83,600원 ▲1,100 +1.33%) 등 금융계에서 벌어지는 맏형 경쟁에서도 불꽃이 튄다.

증시는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반영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는 대목이다.



◇왕관 잃은 7년, KT의 권토중래=가장 눈길을 끄는 건 SK텔레콤과 KT의 경쟁이다. SK텔레콤은 1998년 12월23일 시총 4조3070억원으로 상장했다.

당시 KT는 8조2770억원으로 덩치가 2배 컸다. 그러나 무선시장에서의 강점을 앞세운 SK텔레콤의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고, 불과 1년2개월 뒤인 2000년 2월22일 처음으로 KT시총을 추월했다.



한동안 계속된 경쟁이 끝난 것은 2003년 5월2일이다. 이날을 마지막으로 KT가 시총에서 SK텔레콤을 앞선 적이 없었다.

이로부터 7년 뒤인 지금,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KTF를 합병한 KT가 무선시장에서 바람을 일으키며 SK텔레콤을 맹추격한 결과, 한 때 9조원까지 벌어졌던 시총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11일 종가 기준 SK텔레콤의 시가총액은 13조6050억원이고 KT는 12조7290억원으로 차이는 8760억원에 불과하다. 최근 SK텔레콤의 주가는 탄력이 떨어지는 반면, KT는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조만간 시총순위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전 포인트는 응원자들의 역할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이달 말 동시 출시하는 갤럭시S와 아이폰4G의 경쟁결과가 통신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관계자는 "KT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것은 아이폰의 영향이 컸고, 스마트폰 시장선점에 밀린 SK텔레콤이 타격을 받은 게 사실"이라며 "갤럭시S와 아이폰4G의 판매실적에 따라 통신사 주가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 유통 '자존심 건 순위싸움'=대장주 자리를 둘러싼 금융주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시가총액 4위이자 금융 대장주로 입성했던 삼성생명은 계속된 주가하락으로 순위가 2계단 내려갔다. 이 자리를 신한지주가 치고 들어오면서 금융주에도 지각변동이 생겼다.

금융계 맏형격인 KB금융은 실적악화와 최고경영자 부재에 따른 주가하락으로 체면을 구겼으나, 은행권 M&A 등 지각변동 이슈를 토대로 대장주 복귀를 노리고 있다.

현재 순위는 '신한지주(시총 5위, 21조5760억원)-삼성생명(6위, 20조6000억원)-KB금융(7위, 20조2448억원)' 등이나, 시총격차가 크지 않아 언제라도 순위가 변동할 수 있다.



중견 은행들의 순위경쟁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외환은행 (0원 %)기업은행 (14,240원 ▲150 +1.06%)은 나란히 시총 27, 28위에 붙어있고 하나금융지주와 대한생명은 각각 33위, 34위다. 하나금융은 '은행권 빅4'라는 위상을 감안할 때, 적어도 20위권은 돼야 한다. 은행권 뿐 아니라 대한생명 (2,960원 ▼15 -0.50%)에까지 밀리면 체면이 말이 아니다.

쇼핑업종에서는 롯데쇼핑 (64,000원 ▲2,100 +3.39%)신세계 (154,900원 ▼1,300 -0.83%)의 다툼이 볼만하다. 양사의 순위는 각각 21위와 23위다. 롯데쇼핑은 GS할인마트 인수 등 유통부문 강화효과를 톡톡히 보는 반면, 신세계는 삼성생명 상장에 따른 반사이익이라는 이슈를 가지고 있다. 유통업 최강자 자리를 지키기도, 빼앗기도 쉽지 않다.

KT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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