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사장은 취임사처럼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경영정상화에 전력투구한 결과 그 해 37억원의 흑자를 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던 결과였다. 99년 새해 아침 그 스스로도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회사를 지켜내 더욱 성숙하고 강해진 모습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자평했다.
박 사장은 지난 12년간 회사를 연 평균 12%씩 성장시키며 아시아 1위의 재보험사로 탈바꿈시켰다. 그가 취임한 후 1999 회계연도(1999년 4월~2000년 3월)부터 지난해까지 코리안리는 모두 6000억원 안팎의 누적 순이익을 올렸다.
회사는 정상화 이상의 성과를 냈고 글로벌 금융사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직원들을 독려한다. 회사 실적은 외환위기 직후보다 나아졌지만 또다시 안주하려는 경향이 도지기 시작했다고 봤고, 그같은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6년간에 걸친 백두대간 종주를 제안, 실행에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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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사장은 유달리 야성(野性)을 강조한다. 직원 개개인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치열한 정글에서도 생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강한 도전정신과 진취적 마인드를 가질 수 있는 야성이 필수라는 것이다.
12년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요구했고 실행했던 그는 “여러분의 능력과 열정을 믿고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말을 달고 산다. “우리가 의심을 버리면 세계 5위 도약이라는 꿈은 반드시 이뤄질 것입니다” 그가 올 초 신년사에서 내놓은 말이다. 코리안리는 현재 전세계 재보험업계에서 10위권이다.
그는 이날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의 재신임으로 코리안리라는 한 회사의 CEO로서, 금융권의 대표 전문경영인으로서, 관료 출신 기업인의 성공사례로서 또다른 역사를 만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