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자본에 리스크 적은 업종이 대세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0.06.2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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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하반기 재테크 전략/ 하반기 창업 트렌드 읽기

일자리 창출에 대한 관심이 창업 쪽으로 옮겨 오면서 자영업 시장에 대한 관심과 고민도 늘어나고 있다. 정부도 창업 교육과 자금·컨설팅 지원, 프랜차이즈 진흥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2010년 하반기 창업시장은 조용한 가운데 빠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창업시장을 몇 가지 카테고리로 나눠서 살펴보자.

◆신중하고 꼼꼼한 창업이 늘고 있다



창업교육은 창업자 수를 늘리는 것보다 창업의 실패율을 줄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따라 무조건적인 창업, 뜨는 아이템에 쏠리는 유행성 창업이 줄어들었다.

창업자들은 흔히 '개업하면 대박'이라고 꿈꾼다. 이런 동경이 그대로 창업으로 이어지고 현실과 부딪치면서 큰 좌절을 겪게 되면 실패를 극복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지는 일이 빈번했다.



그러나 창업은 대박을 내는 수단이 아니라 내 일자리를 내가 만드는 과정이다. 창업할 때는 내 일자리를 오래 간직하기 위한 방법까지 궁리해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한다.

창업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라 할 수 있는 적합성에 대한 이해가 늘어나면서 창업에 대한 생각에서부터 아이템 선정, 준비와 운영 방식 등에 신중함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이런 자세는 창업의 영속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속성을 위해서는 최대한 초기 창업비용을 줄여야 한다. 외형 중심에서 실속 중심으로 생각을 바꿔야 한다. 창업에 대한 철저한 준비로 사전 노하우를 축적하면 보다 수월하게 창업비용을 줄일 수 있다.


요즘에는 특히 고학력 은퇴자들이 대거 자영업시장에 들어와 신중하고 꼼꼼한 창업을 꾀하면서 새로운 창업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새 아이템보다 새롭게 한 아이템이 유망

창업 아이템은 세분화, 다양화되고 있다. 한때 뉴 아이템들이 창업시장을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기존의 아이템을 새롭게 한 아이템이 시장을 주도하는 추세다.

커피 전문점은 몇년 전부터 열풍이다. 대형 브랜드는 물론 소형 브랜드의 출점도 활발하다. 원두커피 시장을 선도해 온 기존 대형 브랜드들의 단순 가맹점식 점포 출점이 아니라 직영점 혹은 공동창업 등의 방식을 통해 예비 창업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예전에는 커피 등 음료 중심이었으나 요즘은 먹거리를 첨가한 카페형이 대세다. 카페 스타일은 커피, 베이커리, 도너츠, 샌드위치, 떡 등으로 그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카페형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이유는 단순히 제품만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원하는 시간과 공간을 동시에 팔기 때문이다. 카페 스타일 트렌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창업자들은 틈새를 공략하는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커피가 주가 아닌 커피가 부가 되는 형태, 대형 상권이 아니라 주거 밀착 상권으로 고객을 찾아가는 입지 전략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피자시장은 대형 브랜드의 약세가 이미 시작됐다. 이 틈을 테이크 아웃 피자전문점이 메우고 있다. 맛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테이크 아웃시장의 강세는 좀더 이어질 전망이다. 배달과 치킨·호프 중심의 치킨시장이 최근 치킨 카페 스타일로 발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창업은 타깃 고객의 세분화를 통해 가능하다. 주력 상품을 개발할 때부터 누구에게 팔 것인가를 정확하게 설정하면, 이미 성숙단계에 있는 아이템이라도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

시니어 창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외식업에서는 단순 아이템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설렁탕, 순대, 해장국, 감자탕, 국수 등은 비교적 구식 아이템이지만 최근 성장세가 눈에 띤다. 반면 한때 대세였던 퓨전은 동력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주점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생맥주 전문점은 수입맥주와 수입생맥주 혹은 밀맥주를 중심으로 한 전문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퓨전 주점은 특정 상품을 중심으로 타깃 고객의 눈길을 잡고 있다. 홍합을 소재로 한다거나, 치킨의 부속물인 닭발이나 모래집, 혹은 막창을 소재로 하는 아이템들의 조용하게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이런 아이템들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다만 기존 아이템에서 한두가지 기능이나 요소 혹은 방식을 달리해서 새롭게 한 것이다. 이를 통해 확실한 차별화 요소와 분명한 고객을 확보한다는 것이 강점이다.

◆다양한 창업 방식을 활용하라

충분히 연습하고 창업하면 실패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창업자들은 연습보다 실전을 원했고, 설사 연습을 하고 싶어도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독립 창업 아니면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제는 창업 방식이 많이 다양해졌다. 공동창업이나 위탁운영도 그중 하나다. 창업자금은 있지만 창업에 대한 이해 부족과 준비 부족으로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경우 대안이 될 수 잇다. 특히 시니어 창업자들이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공동창업은 2∼3사람이 자금을 투자해서 창업하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이는 운영 경험이나 노하우가 없는 경우 성공률이 낮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시니어 창업자들이 관심을 가져 볼 만한 방식은 위탁운영 방식이다. 예를 들어 순대전문점을 창업한다고 하면 점포에서부터 시설비 투자는 창업자가 하고 운영은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한다. 이때 사업자는 창업자 명의로 하고 창업자는 정해진 일정 비율의 수익을 가져간다. 이런 식으로 창업한 후 일정 기간 점포 운영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점포 운영이 안정됐다는 판단이 서면 직접 운영으로 전환할 수 도 있다. 이런 방식은 프랜차이즈 본사나 창업자 모두에게 득이 된다. 실제로 이렇게 운영하는 브랜드도 있다.

이외에 인수창업이나 리모델링 창업, 리뉴얼 창업 등 초기 투자비용을 줄이고 여분의 자금은 예비비로 보유해 장기 운영 계획을 준비하는 방식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창업은 상대보다 오래 견뎌 이기는 방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창업의 형태가 창업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할 수밖에 없다.

◆창업시장 큰 흐름은 소비자가 결정한다

이타창업연구소(www.itabiz.net) 김갑용 소장 "한때는 공급자인 창업자들이 시장 흐름을 주도해 왔지만 최근 창업시장의 큰 흐름은 소비자들이 결정한다"고 강조한다. 그만큼 소비자의 트렌드나 행태, 시대적인 변화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다음에 창업해야 한다는 것이다.

창업자는 창업 자체의 적합성, 아이템의 적합성과 지속성을 중심으로 창업을 결정해야 한다. 그 다음엔 고객을 세분해 이를 기초로 상권과 입지를 선정하고, 운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창업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 역시 이런 상황에 대한 분명한 인식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이런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하면 하반기 창업시장은 큰 틀에서의 획기적인 변화는 없겠지만 조용한 가운데 새로운 변화에 대한 준비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창업경영연구소(www.icanbiz.co.kr) 이상헌 소장은 "경기침체와 더불어 나라 안팎의 외부적인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상반기 창업시장은 짙은 안개 속에 있었다"며 "하반기에는 소자본 등 리스크가 적은 알짜배기 창업아이템들이 강세를 지속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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