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여왕' 박근혜가 흔들린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0.06.03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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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여왕' 박근혜가 흔들린다?


6·2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유일하게 지원 유세에 나선 자신의 지역구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무소속 김문오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면서 친박(친박근혜)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일로 '선거의 여왕'이라는 박 전 대표의 타이틀에 흠집이 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 때문이다.

전체 선거 결과 한나라당이 패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원유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박 전 대표에게 책임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잖을 것으로 보여 자칫 여권 '차기' 권력구도에서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이번 우려는 최근 몇몇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달 24~28일 전국 성인 남녀 5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5월 마지막 주 전화여론조사(95% 신뢰수준±1.4%포인트)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25.1%로 본인의 지지율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말 지지율 40.2%보다 15%이상 떨어졌다.

정치권에선 그동안 안정적으로 30~40%대를 기록해온 박 전 대표의 지지율 흐름이 이번 일을 계기로 꺾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 전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줄곧 1위를 지키다 선거를 2년여 남겨두고 이 대통령에게 선두 자리를 뺏겼다.



이에 비해 여권 내 경쟁자인 김문수 경기지사 당선자는 재선에 성공하면서 '차기' 입지를 한층 강화했다. 김 당선자는 민주당 김진표 후보에 이어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와의 단일화에 성공하며 막판까지 추격전을 벌인 유시민 야권단일후보를 여유 있는 차이로 따돌리면서 정치적 위상을 입증했다. 유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 뒤를 이어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에서 2위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당선자의 존재감이 더 새롭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친박계는 일단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기색이다. "지지율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여권의 선거 패배도 "박 전 대표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여권 전체가 잘못한 결과인 만큼 박 전 대표에게만 책임을 물을 일이 아니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친박계 내부적으론 여러 의견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박계 의원은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조짐이 썩 좋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박 의원은 "여권 주류가 지방선거 지원 유세 압박을 편 게 결국 박 전 대표 흠집내기용이었는데 그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된 것 아닌가 한다"며 "이 부분을 좀 신경 써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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