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선거]곽노현 당선…서울교육 앞날은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2010.06.03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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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교육 수도 서울서 '브레이크'…일대 혼란 불가피

2일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곽노현 후보가 보수 성향의 이원희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펼친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곽 후보는 진보진영 단일 후보로 몰표를 받은 데다 교육비리 정국에서 '보수=비리' 등식을 잘 부각시켜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2008년 선거 때는 공정택 후보가 강남 지역에서 몰표를 얻어 진보 성향의 주경복 후보를 가까스로 눌렀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반대 상황이 연출됐다.



반면 '반쪽짜리' 보수 단일화 후보였던 이원희 후보는 투표용지 게시 순서 추첨에서 1번을 뽑는 행운까지 거머쥐었지만 후보난립의 장벽을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이원희-곽노현-김영숙-남승희 4파전에서 같은 보수 후보인 김영숙·남승희 후보에 표를 많이 빼앗겼다.

진보 성향의 곽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수도 서울의 교육정책은 자율과 경쟁, 다양성 중심의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 기조를 그대로 이어갈 수 없게 됐다.



곽 당선자는 △서울형 혁신학교 300곳 지정 운영 △특권교육 중단, 사교육비 경감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확대 △학생의 인권과 건강권 보장 등의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같은 공약들이 현실화될 경우 수도 서울의 교육은 정부와의 마찰 등으로 일대 혼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형 혁신학교에 예산이 집중되면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권교육 중단, 사교육비 경감 대목에 이르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곽 당선자는 입시 사교육을 유발하는 국제중, 외국어고, 자율형사립고 등을 지정 취소하거나 다른 형태의 학교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중·외고 폐지가 추진되면 교육과학기술부와의 대립은 물론이고, 학생·학부모들의 반발이 불을 보듯 훤하다.


이 밖에 △전국단위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 폐지 △고교선택제 재검토 △과정 중심의 평가방법 도입 △모든 학교 직영급식 시행 △초·중학교 공교육비 완전 무상화 추진 △고교 무상교육 추진 △1동 1개 공립유치원 확대 △학원수강료 상한제 도입 등도 교과부와 마찰이 불가피한 공약들이다.

교과부 한 관계자는 "곽 당선자의 공약들이 대부분 이명박 정부의 핵심 교육정책들과 배치되는 것들이어서 교육현장에 일대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싸움으로 학생·학부모들만 피해를 입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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