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수도권 방어 성공…가까스로 체면치레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2010.06.03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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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김문수, 수도권 방어의 선봉장…대권 도전에 성큼

지방선거의 꽃은 단연 수도권 선거다. 수도권 특히 서울시장을 누가 차지하느냐는 사실상 승패를 결정짓는 핵심 잣대로 여겨진다.

여당은 이번 6·2지방선거에서 서울, 경기도를 지켰다. 특히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한명숙 민주당 후보와 밤사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초접전을 벌인 끝에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야권은 친노벨트를 형성하며 수도권 장악에 총력을 기울였고 거의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뒷심 부족으로 인천 한 곳에 만족해야 했다.

정병국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지방선거는 통상 야당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여당 입장에서 서울, 경기도에서 이기면 전체 선거에서 승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여야는 수도권 쟁탈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수도권 장악은 향후 총선과 대선의 근거지가 되기 때문이다. 수도권은 전체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수적으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또 여전히 한국 정치지형과 '투심'이 영호남, 충청 등 지역 기반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수도권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는 지역이다. 게다가 대선, 총선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도'의 민심이 압축되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지역을 차지한 세력은 '수도권 프리미엄'을 확보하게 된다.



여당은 수도권을 지켜냄에 따라 '절반의 성공'을 말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야권은 수도권을 탈환하지 못해 현 정권에 대한 비수꽂기에 실패했다. 비록 충청권, 경남, 강원, 인천을 차지함으로써 정권심판에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이 지역은 각각 세종시, 노풍 등 특수 변수에 따른 작용을 받았다. 수도권을 장악해야 민심을 온전히 얻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권은 수도권 장악으로 오세훈·김문수라는 강력한 대권 후보를 걸러냈다. 수도권의 핵심 지역에서 연임에 성공한 두 당선인은 야당의 파상공격을 막아낸 든든한 수문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 자체로 여권에 지대한 공을 세웠고 이후 대권 도전을 향한 발판 마련에 성공했다.

이로써 여권의 대통령 후보군은 박근혜 전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김문수 경기도지사 당선자 등 3강 체제 양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오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 중 "재선에 성공하면 임기를 끝까지 마치겠다"고 공약, 2012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여권에서 강력 요청하고 정치지형이 급격하게 변할 경우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여권내 관측이다.


이에 비해 민주당은 뚜렷한 대선 주자·후보를 내세우지 못한 상태다. 정세균 대표 등 지도부가 이번 선거를 성공으로 자평하며 당내 개혁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럴 경우 정 대표는 당권은 물론 대권에 도전하는 수순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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