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다리 두드리기' 체험창업 해볼까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0.06.1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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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인기 끄는 체험창업 뭐가 있나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

창업과 잘 맞는 속담이다. 일반적으로 창업을 제2의 인생이라고 한다. 창업의 성패에 따라서 인생은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전문가들은 "철저하게 준비한 다음 창업하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99%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1%의 미진한 부분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기 때문이다.

최근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체험 창업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마지막 1%의 실패확률을 줄이기 위해 다시 한번 돌다리를 두드려 보라는 것이다.

◆점원으로 일해보고 창업한다
 
남성전용 미용실인 블루클럽 2곳을 운영하는 윤현경(48) 씨는 창업하고 싶은 브랜드 매장에서 한달 간 직접 디자이너로 활동한 후 매장을 인수해 창업한 케이스.



군인 출신인 윤씨는 제대 후 버스 운전기사로 일했다. 임금이 적어 이직을 고민하던 윤씨는 군 시절 사병들의 머리가락을 잘라주던 경험을 떠올려 이발사 자격증에 도전했다. 그는 6개월 간 학원을 다니면서 자격증을 취득했고, 버스 기사들을 상대로 실전 경험을 쌓았다.

2000년 1월 회사를 나온 윤씨는 창업을 준비했다. 브랜드를 정했지만 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창업하면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이발사 자격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해당 브랜드의 파견 직원으로 입사해 대치동에 있는 점포에서 일할 수 있었다.



1개월 간 근무하던 매장에서 서비스부문을 보완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한 윤씨는 1억원을 투자해 10평 매장을 인수했다. 윤씨는 손님이 왕이라고 여기는 독특한 접객 서비스로 성공을 거뒀다.

윤 사장은 "매장 위치가 매출을 올리기 유리한데 접객 서비스까지 더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며 "하루 83명 정도에 불과했던 고객이 110명까지 늘어났다"고 밝혔다.

5년간 자금을 축적한 윤씨는 대치동 매장을 팔고, 2006년 8월부터 블루클럽 남부터미널 매장과 방배동 매장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자격증이 필요한 서비스업종의 경우 윤 씨처럼 직접 일을 해본 후 창업하면 그만큼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외식업도 체험창업이 대세

서비스업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은 외식업에서도 체험창업이 대세다. 하루 정도 매장에서 실무를 익히다보면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점검하고, 고객 매출까지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예비 창업자라면 체험 프로그램을 활용해 빠르게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일본정통라멘전문점 '하코야'(www.hakoya.co.kr)는 오픈부터 마감까지 점주의 일거수일투족을 체험할 수 있는 '가맹점 1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직영점이 아니라 가맹점 매장에서 체험이 이뤄지는 것이 특징. 체험 매장으로 지정된 청담점과 삼성점은 직장인 출신 창업자가 운영하는 매장.

가맹본사 박보준 부장은 "하코야 가맹을 희망하는 이들 중 직장 퇴직자가 많은 편"이라며 "비슷한 처지에서 창업에 성공한 점주의 운영비법을 통해 실질적인 정보를 얻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비 창업자는 본사에 전화를 걸어 '체험 프로그램' 참여 의사를 밝히면 참여할 수 있고, 체험 프로그램에 드는 일체 비용은 본사에서 지불한다. 카운터 업무, 접객 서비스, 조리 과정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룸 타임 퓨전주점 '꾼노리'(www.ikkun.co.kr)는 '듣고, 보고, 느끼고, 창업하자!'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지난해부터 하루 동안 매장을 직접 운영해보는 '1일 사장 체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점주와의 대화 시간, 주점 성공 창업의 비결 및 성공 후기를 들을 수 있다. 주점 운영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손님접객 서비스, 주방과 홀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특히 가맹점의 현재 매출을 창업자에게 공개하는 것이 특징. 석식 및 간식은 본사에서 부담하며 전화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색다른 아이템, 감 잡아보세요

색다른 아이템들은 실제 체험하지 않으면 어떤 것인지 감을 잡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런 업종들은 예비 창업자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아이템 정보를 알리기 위해 체험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고객들이 직접 케이크를 만드는 공간인 DIY 케익전문숍 '단하나케이크'(www.cakedan.com)는 대표적인 독특한 창업 아이템. 고객이 직접 카스테라에 토핑 재료를 올려 나만의 케이크를 제작하는 이곳은 기성품에 비해 저렴하면서 정성까지 더한 선물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매장에는 빵과 토핑 재료를 보관할 수 있는 냉장고를 비치해 놓고, 고객들이 앉아서 케이크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을 갖췄다. 케이크 하나를 완성하는데 드는 비용은 1만원에서 2만원선.

단하나케이크에서는 업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체험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회사에 전화로 문의한 예비 창업자는 평일에는 오후 4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말에는 오후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매장을 체험할 수 있다. 체험에 참여하면 매장 운영을 직접 해보고, 케이크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박성민 사장은 "창업 의사가 있지만 밝히지 않고 매장 운영 상태를 주시하는 예비 창업자를 종종 목격한다"면서 "고객수를 세는 것만으로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는 경우도 있기에 체험 프로그램을 활용해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어린이 영어카페 '키즈리퍼블릭'(www.kidsrep.co.kr) 역시 체험 창업을 제공한다. 어린이들의 외국문화 체험공간인 이곳은 아이들은 영어로 놀고, 부모들은 차 한잔의 여유를 찾는 곳. 생소한 업종이기에 체험을 원하는 예비 창업자가 많은 편이어서 체험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운영 전반에 대해 체험하고, 점심 시간 이후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질의응답이 이뤄진다. 예비 창업자는 일체 비용 부담없이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예비 창업자 중에는 매장 앞에서 고객수를 세면서 매출을 꼼꼼히 체크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활동과 병행해 가맹본사의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면 창업 전에 더욱 확실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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