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신용평가, 떠는 업체들은

홍혜영 MTN기자 2010.06.0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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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종목에 대한 내용은 머니투데이방송(MTN)에서 매일 오전 10시50분부터 30분간 생방송되는 기자들의 리얼 토크 '기고만장 기자실'의 '기자들이 떴다' 코너에서 다룬 것입니다. 투자에 참고 바랍니다.]





요즘 건설사들이 벌~벌 떨고 있습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건설사들에 대한 신용 위험 평가를 마무리짓고 곧 대대적인 건설사 구조조정에 돌입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Q. 홍혜영 기자, 은행들이 건설사들 옥석 가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요?
- 네, 채권은행들이 국내에서 시공능력 100위 권 안에 드는 중견 건설사들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를 지난달, 즉 5월까지 마무리지었습니다. 또 나머지 업체들에 대한 신용평가도 다음달 말까지 진행됩니다.



이 평가를 토대로 등급을 매기게 되는데요, A 등급이면 정상이고 B등급은 일시적 유동성 부족. C 등급이면 워크아웃이나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가야 하는 등급이고요. D 등급은 법정관리로 나눠집니다.

등급이 매겨지면 여기에 맞는 지원이나 구조조정이 추진되겠죠. 이처럼 건설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신용평가가 진행되는 이유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즉 PF 대출 부실이 심각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Q. 말씀대로 요새 'PF 대출이 부실하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시청자들에겐 좀 어렵게 들립니다. PF 대출이 뭐죠?
- 프로젝트를 보고 누군가 돈을 대준다는 뜻입니다. 집이나 건물을 짓기 위해 은행이나 재무적 투자자를 찾아가 돈을 빌린다는 건데요.


예를 들어 한 시행사가 땅을 사들여 리조트를 짓기로 합니다. 은행은 사업성을 평가해 이 땅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데, 그래도 못미더워서 시공사, 즉 건설사들 보고 지급 보증을 해주라고 합니다.

시행사가 못 갚으면 시공사가 대신 돈을 갚아줘야 하는데 그런데 돈을 못 갚으면 연체율이 높아지겠죠.

최근에 건설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어 은행들이 부채가 많은 건설사들의 신용을 평가하겠다고 나선 겁니다.

Q. 그럼 이제 한마디로 부실한 건설사들은 퇴출시키겠다는 건데요, 은행과 금융당국에서 이렇게 갑자기 세게 나오는 이유는 뭔가요?
- 갑자기 세게 나왔다기 보다는, 사실 그동안 미뤄져 왔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금융당국과 채권 은행들이 이번에 독하게 마음을 먹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건설경기가 나빠져 있는데, 여기에서 더 나빠질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일단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확 다릅니다. 신용 위험도를 평가하지만 점수만 보고 안정성을 판단하진 않겠다는 게 당국과 채권단 뜻입니다.

합격점을 받더라도 향후 사업이 어려워질 수 있는 건설사에는 적신호를 주겠다는 거죠.

회복될 조짐이 있다면 웬만하면 부실기업들이 목숨이라도 연명하게 하는 게 맞겠지만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통상 과거에는 금융당국에서 하라고 해도, 대손충당금 등에 부담을 느껴 구조조정을 꺼려온 은행들도 이번에는 독하게 마음 먹었습니다.

특히 최근엔 청와대까지 나서 구조조정을 강하게 촉구하면서 은행들도 더이상 몸을 사리기 어려워진 상탭니다.

Q. 크고 작은 건설사들이 무너지면, 돈을 빌려줬던 은행들도 위험해지는 거 아닌가요?
- 네, 맞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금융권의 PF대출 연체율이 6%를 넘어서면서 2년 새 가파른 상승세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은행들이 PF 대출로 빌려준 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82조원 정돕니다. 이 중 11조원이 넘는 돈을 저축은행에서 빌려줬습니다.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이자를 물고 돈을 빌린 저축은행 PF 대출은 연체율이 올들어 15% 육박합니다.

돈을 빌린 100개 건설사 가운데 15개는 돈을 못갚는다는 얘깁니다.

저축은행들은 경제가 안 좋았던 작년 하반기에도 8천억원이나 PF 대출을 늘리는 등 최근까지도 신규 대출을 늘려왔는데요.

이번 신용평가에서 대출 고객인 건설사가 워크아웃 대상인 C등급이나 퇴출 대상인 D등급을 받게 되는 저축은행들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저축은행 부실채권 늘어 돈을 떼이면 건설사 뿐만 아니라 은행도 망할 수 있습니다. 벌써부터 일부 저축은행들의 워크아웃설이 돌 정돕니다.

저축은행이 망하면 대형은행들도 연쇄적으로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저축은행의 부실 PF 대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선거가 끝난 뒤인 이달 중 결과가 나오면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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