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삼켰던 'IT M&A 귀재' 셀런 김회장의 몰락](https://orgthumb.mt.co.kr/06/2010/05/2010053112352483886_1.jpg)
그러부터 2년 뒤 전문컴퓨터 업체 삼보컴퓨터와 국내 1호 소프트웨어 상장사 한글과컴퓨터를 잇달아 인수하며 IT업계를 놀라게 한다.
그의 이름이 세간에 널리 알려지게 된 건 2007년 1200억원을 주고 삼보컴퓨터를 인수하면서다. 셀런이 삼보컴퓨터를, 1200억원이라는 거액에 인수할 거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삼보컴퓨터 인수가 자신과 셀런을 위기로 몰아넣을 단초가 될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 전까지 김 전회장은 꽤 수완 좋은 경영자로 통했다. 2006년 셀런TV 지분 65%를 하나로텔레콤에 매각한 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셀런TV는 오늘날 IPTV의 시초격이다.
한창 잘 나갈 때 그의 M&A 성적표는 놀라웠다. 셀런을 통해 프리샛, 온타운, 티컴테크놀러지, 이리콤, 비아코리아, 디프로텍 등 IT 전문그룹 소리가 나올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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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삼보컴퓨터 인수에 과도한 에너지 낭비였다. 자체자금 860억원에 360억원은 은행에서 차입했다. 과욕의 절정은 국내 소프트웨어의 지존, 한글과컴퓨터 인수였다.
셀런과 자회사인 삼보컴퓨터, 셀런에스엔이 총출동해 프라임개발로부터 한컴 지분 28%를 520억원에 사들였다. 김 전회장의 개인 회사인 디프로텍이 자본금 1억원짜리 인수목적회사(SPC) 셀런에이치를 설립하고 셀런에이치는 520억원 전액을 금융권으로부터 담보 대출 및 신용 공여 등을 통해 조달했다.
인수 후 막대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한컴의 보유 자금을 계열사에 대출해 금융비용을 조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부분에 350억원대 배임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무리한 M&A로 김 전회장은 자신의 동생(김영익 한컴 대표)과 검찰에 350억원 배임 및 35억원 횡령 혐의로 기소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셀런의 채권자들이 여신 회수에 나섰다. 지난 1분기말 현재 셀런의 부채총액은 무려 930억원(부채비율 775%). 일시에 500억원이 넘는 여신이 몰렸다. 셀런은 최근 보유현금이 5억원에도 못미쳐 워크아웃(채권단 공동 관리)을 신청했다.
또 다른 상장 계열사 티지에너지는 당초 기대한 87억원에 현저히 모자란 46억원에 지분을 처분했고 한컴도 매각이 진행 중이다. 셀런 경영권은 3월 전환 우선주(18.6%)를 보유하던 신한PEF에 넘어갔다. 셀런에스엔도 매각이 진행 중이어서 실제 그는 모든 경영활동에서 물러나게 됐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재기를 논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김영민 전회장은 "셀런 전회장으로서 셀런이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된 데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며 "셀런의 정상화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컴 매각이 성사된 이후는 아직 생각해보질 않았다"며 "당분간은 재판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