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춘 한나라당 충남지사 후보의 연설은 이처럼 뜨거웠다. '정치인'의 강한 구호도, '행정가'의 일장연설도 없었다. "~해야 합니다"를 대신한 "~주세요"라는 말에 충청도식 구애 표현을 담았다.
달변은 아니었지만 지지자를 포함한 200여명의 유권자들은 박 후보의 한마디 한마디에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유세를 지켜보던 김산(54)씨는 "대통령이 한나라당인데 여당 도지사가 돼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다른 유권자는 "예전과 달리 충청도도 이젠 무조건 '충청당'만 지지하진 않는다"고도 했다.
박 후보는 이동하는 차량에서 충남 표심이 '세종시 민심'으로만 움직이는 것처럼 비춰지는 게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충남에는 세종시만 있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충남이 인천 송도나 전북 새만금과 경쟁해 서해안의 대표선수로 나아가야 한다"는 지론이다.
박 후보에게 세종시는 정치문제가 아니라 경제문제였다. 박 후보는 "세종시 문제는 찐빵 안에 무엇을 넣을 것인가의 문제"라며 "아파트로만 가득 채울 것이냐 기업과 일자리로 채울 것이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떤 빵이 맛있겠냐"고 되물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어진 유세현장은 삼성전자 아산 탕정 LCD 산업단지였다. 박 후보는 이곳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충청 경제를 살리라고 저를 보냈다"며 "'경제대통령' 곁에는 '경제도지사'가 함께 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후보로 확정된 지 35일밖에 안 된 탓에 얼굴을 알릴 기회가 부족했지만 한 번이라도 찾아간 지역에선 표심이 바뀌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