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눈높이 유세'로 민심을 훔치다

머니투데이 서산·당진(충남)=강성원 기자 2010.05.3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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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민주주의를 되살리자]<격전지 동행취재>안희정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

안희정, '눈높이 유세'로 민심을 훔치다


"눈이라도 마주치셔야죠." 선거일을 3일 앞둔 30일 안희정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는 충남 서산 동부시장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했다. 허리가 굽은 할머니에게는 쪼그려 앉아 인사를 건네고 두툼한 손매의 어물전 상인 아저씨와는 어깨를 부둥켜 얼싸안았다. 부모님과 장을 보러 나온 중·고등학생들이 사인 공세를 쏟아내자 바쁜 걸음을 멈추고 공들여 사인해주는 모습도 보였다.

활기찬 유세 행보에 시민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상인들은 "기운이 넘친다" "젊다"며 안 후보를 반겼다. 서산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영희씨(38)는 "인간적으로 좋지 않냐"며 즉석에서 카메라를 꺼내 '한 컷'을 요청했다. 안 후보는 두 손가락으로 '승리의 V'를 그리며 반갑게 화답했다.



젊음을 앞세운 뜨거운 유세는 거리 유세에서도 이어졌다. 안 후보는 당진군 구 버스터미널 로터리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소매를 걷어붙이고 연설하는 내내 주먹을 불끈 움켜쥐었다.

유권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연설이 끝나자 지지자들은 안 후보에게 꽃다발을 안겼다. 사인 요청도 쇄도했다. 안 후보는 사인에 '평화'라고 적었다. 무슨 의미냐고 묻자 안 후보는 "우리가 앞으로 지향해 야 할 가치가 '평화'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천안함 사고로 불거진 '북풍' 논란을 의식하는 듯했다.



유세 현장 곳곳에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애정도 물씬 묻어났다. 민주당을 상징하는 초록색이 아닌 '노란색' 유세차량에선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영상이 끊임없이 상영됐다. 안 후보는 "노무현 정부시절에 부모님들의 노후생활을 위해 기초노령연금제를 실시했다", "아이들이 부자 부모를 만났건 가난한 부모 만났건 기죽지 않고 자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안 후보가 노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었잖냐"라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당진 유세장에는 노 전 대통령의 팬카페 '노무현과 영원한 동행'(노영동)과 안 후보의 팬클럽 '안희정과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나눠요'(안아요) 회원들이 동행했다. 서산에서 당진까지 안 후보를 보러 왔다는 이수진(25) 이혜진(23) 자매는 "안 후보는 마지막까지 노 전 대통령 곁을 지키신 분"이라며 "노무현 정신이 곧 안 후보 정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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