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8조 달러를 잡아라, 청두는 거대한 공사장

머니투데이 청두(중국)= 정진우 기자 2010.05.3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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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중국 서부대개발 현장을 가다 ①중국 내륙, 국내 금융수출 진단

편집자주 세계의 자본이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앞으로 5년에서 10년 동안 아시아 시장에 인프라스트럭처 건설 등을 위해 풀리는 돈만 8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각 나라 도로와 항만 등 SOC 시설 투자부터 각종 인프라까지 기회의 시장이 열린다. 아시아가 또 하나의 기회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머니투데이는 이에 5회에 걸쳐 국내 금융 수출이 다른 산업 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지 취재를 통해 국내 금융의 수출 방향과 각 나라의 현황 등을 짚어본다.

↑ 중국 쓰촨성 청두시 니우왕미아오에 위치한 청두 공상연합회 건물 27층에서 바라본 청두 시내 모습. 서부대개발의 한 축인 이곳에 수백 개의 고층 건물들이 건립되고 있다.(사진: 정진우 기자)↑ 중국 쓰촨성 청두시 니우왕미아오에 위치한 청두 공상연합회 건물 27층에서 바라본 청두 시내 모습. 서부대개발의 한 축인 이곳에 수백 개의 고층 건물들이 건립되고 있다.(사진: 정진우 기자)


# 지난 19일 오후 중국 쓰촨성(四川省) 청두시(成都). 도시 곳곳에선 고층 건물 건립 공사가 한창이었다. 흐린 날씨 속에 여기저기서 타워크레인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청두시를 가르는 8차선의 인민대로는 자동차들로 가득 찼다.

공항에서 자동차로 30여 분 달려 도착한 코트라 청두 비즈니스 인큐베이션 센터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상담실에선 코트라 직원들과 삼성물산 관계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들은 청두의 경제 발전 상황과 각종 현황을 챙기고 있었다.



삼성물산은 현재 서부 내륙시장의 핵심 지역인 청두와 충칭(重慶) 중 어느 곳으로 진출할 지 고민 중이다. 코트라 청두 비즈니스 인큐베이션 김정태 소장은 "중국 내륙시장 진출을 고민하는 한국 기업들이 많다"며 "최근에 삼성과 SK를 비롯한 대기업들과 휴비스 등 다양한 국내 기업 관계자들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중국 서부대개발의 핵심 축인 청두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이곳을 발판으로 중국 내륙시장 진출을 본격 준비하고 있다. 중국의 서부대개발은 지난 2000년 본격화됐다. 중국 정부가 지역 경제 정책이 비균형 발전 전략에서 시작했다고 보고 지역 간 발전 격차 축소를 위해 내륙시장 개발을 추진했다.



↑ 중국 쓰촨성 일반 현황. (자료: 중국 통계청 등)↑ 중국 쓰촨성 일반 현황. (자료: 중국 통계청 등)
중국의 서부대개발이 10년째를 맞고 있는 지금, 내륙시장 개발의 시작점이자 교두보인 쓰촨성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쓰촨성의 성도인 청두는 내륙시장 개발의 핵심지역으로 손꼽힌다.

쓰촨성을 비롯해 중국 내륙지역 경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00년에 1조6655억 위안(299조원)에 불과했던 GDP가 지난해 기준으로 6조6868억 위안(1203조원)을 기록, 10년 새 4배 정도 증가했다. 쓰촨성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4.5%를 기록했다. 중국 전체 성장률은 8.7%였다. 10년 동안 120건의 대규모 사업이 추진됐고, 약 2조1380억 위안(385조원)이 투자됐다. 쓰촨성 경제규모는 중국 서부지역의 25% 이상을 차지한다.

쓰촨성 인구는 현재 9000만 명에 육박한다. 중국 22개 성 중에서 네 번째로 많다. 이곳의 면적은 48만5000㎢로 중국 전체의 5%를 차지한다. 한반도의 2.2배다. 청두의 인구는 약 1300만 명. 이 중 한국인은 1000여 명 정도다. 현재 삼성과 LG 등 일부 대기업 판매법인이 들어왔고, 20여 개 국내 주재 기업이 있다.


↑ 중국 쓰촨성 경제 지표.↑ 중국 쓰촨성 경제 지표.
하지만 국내 은행을 비롯해 금융회사는 아직 하나도 없다. HSBC와 SC은행 등 외국계 은행 6개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영업을 하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기업들이 없기 때문. 국내 기업들이 있어야 영업 기반을 다질 수 있는데, 아직 국내 기업들이 거의 없는 탓에 은행들도 진출을 꺼리고 있다.

은행들은 초기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느 정도 비용을 지불하고라도 진출해야만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코트라 청두 사무소 이영준 관장은 "은행들은 이곳에 진출하고 싶어도 국내 기업들이 없어 영업기반이 확실치 않으니깐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며 "하지만 초기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먼저 들어오는 게 앞으로 중국 내륙시장 선점하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 서부대개발 계획이 추진되는 지역의 인구는 3억700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앞으로 중국 정부가 이 지역을 상하이 등이 있는 동부 연안처럼 개발한다고 가정했을 때 엄청난 재원이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은행들이 앞으로 개발 관련 엄청난 돈을 벌고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할 지 모른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국내 기업들의 내륙시장 진출 여부 타진은 고무적이다. 이 지역을 황금시장이라고 인식한 기업들은 현재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중국의 서부대개발 1차 계획의 기간이 50년이다. 그 중 이제 겨우 10년이 지났다. 앞으로 이곳에 투자될 대규모 자본을 국내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노려볼만 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이 지역의 수출입 현황을 보면 더욱 그렇다. 쓰촨성의 지난해 한국 수출 규모는 2억2000만 달러로 중국 전체(537억 달러)의 0.4% 정도밖에 안 된다. 수입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로부터 물품을 들여온 수입 규모는 5억2800만 달러로 역시 중국 전체 1026억 달러의 0.5% 정도다.

↑ 중국 쓰촨성 청두시내 모습.↑ 중국 쓰촨성 청두시내 모습.
국내 금융의 수출이 유리한 것도 이 지역이 지속적으로 우리나라와 거래를 늘리고 있다는 것. 또 계속 개발되면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쓰촨성의 6대 주요 산업은 △전자정보 △수력발전 △기계야금 △의약화공 △음료식품 △관광산업 등이다. 이들 유관 산업의 파급 효과는 크다.

지난해 이 지역에 대한 고정자산 투자규모는 1조2000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58.1% 증가했다. 각종 산업 투자 규모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또 지난해 쓰촨성에 투자한 외국 기업은 286개로 31억3000만 달러가 투자됐다. 2008년에 비해 23.5% 증가했다. 올해 사회고정자산투자에만 1조500억 위안(189조원)이 투입된다.

코트라 이영준 관장은 "해외 기업들의 투자는 활발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투자는 아직 많지 않다"며 "국내 기업들의 중국 내륙시장에 대한 이해도 크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 기업들의 진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은행들도 적극적인 진출 계획을 세우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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