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엔진 상장으로 두산그룹 한짐 더나

유일한 MTN기자 2010.05.2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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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은 기자의 SS(스틸 스토리)]

Q. 이달 두산 (208,000원 ▼9,000 -4.15%)그룹주들에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여러 가지 루머로 급락세가 거듭되다가 어제는 다시 급등세를 보였는데요. 오늘 기사를 살펴보니 두산엔진을 상장하기로 결정했다죠?
-네 두산그룹이 선박엔진 제조회사인 두산엔진을 올 연말 상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초 내년을 목표로 했었는데 상장 일정을 앞당긴 것입니다. 상장 주관사 선정을 이미 끝마쳤고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Q. 두산엔진은 키코 사태 때문에 자본잠식 상태까지 빠지는 등 여러 문제가 많았는데요. 상장을 결정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두산엔진은 선박엔진 부문에서 국내 2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국내 조선업체들의 세계적인 경쟁력과 함께 선박엔진 기술에 있어서도 인정받는 회사입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환율이 급등했을 때 외화파생상품인 키코로 막대한 손실을 입으면서 대규모 적자가 지속됐었습니다. 2008년에 무려 512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자본잠식에 빠졌고 지난해에는 2497억원, 올 1분기에도 16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자본잠식을 벗어나기 위해 주주배정과 일반공모로 276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서 급한 불을 껐습니다. 여기에 최근 두산엔진 실적에 직결되는 조선업황이 살아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실적이 회복되고 있고 올 들어 증시 상황이 좋아지면서 상장을 위한 여건이 갖춰졌다고 두산그룹 측이 판단했습니다.

Q. 최근 불거졌던 두산그룹 유동성 위기설도 상장 결정에 영향을 미쳤나요?
-네 그렇습니다. 취재하면서 두산그룹 안팎에서 나오는 얘기를 들어보면 두산엔진의 상장 추진은 약 한 달 전부터 논의되기 시작했는데요. 이는 두산그룹에 대한 루머가 제기되면서 계열사 주가가 급락세를 반복했던 것과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2008년부터 대규모 적자를 지속한 두산엔진은 모기업인 두산중공업과 두산그룹의 발목을 붙잡는 원인이기도 했습니다. 두산엔진의 지분을 53% 보유하고 있는 두산중공업과 (주)두산은 두산엔진의 적자로 지분법 손실을 입고 이것이 실적개선을 늦추는 원인이었습니다.

두산그룹은 이에 따라 두산엔진을 상장하고 이에 따라 신규 자금을 확보해 재무구조 개선을 꾀함으로써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확신을 시장에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두산그룹 관계자도 "두산 계열사에 대해 제기됐던 터무니없는 루머에 대한 그룹의 자신감으로 상장 시기를 앞당긴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Q. 그렇다면 두산엔진 상장이 두산그룹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두산그룹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요? 어느 정도의 신규 자금을 확보하게 되는 것입니까?
-상장을 최종 결정하고 이제 막 작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상장 규모나 공모가는 정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증권업계나 두산그룹에서 우선 이야기되는 규모는 1500억~2000억원 정도 규모입니다. 현재 두산엔진의 발행주식은 총 1250만주인데요, 전체 주식의 20% 내외에서 신주 발행과 구주매출을 병행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공모가의 경우 지난해 한국신용평가정보가 평가한 두산엔진 주가 가치가 7만4700원인데요, 주가 가치에서 약 10~20% 할인된 수준에서 공모가가 결정되는 점을 고려할 때 주당 6만~6만5000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물론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공모가 밴드가 더 올라갈 수 있습니다.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상장 후 두산엔진의 시가총액은 1조원은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산엔진으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곳은 아무래도 두산중공업이 될 전망입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엔진 지분을 53%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입니다. 물론 이번 상장 때 두산중공업은 구주매출, 즉 보유 지분을 상장 시 내다팔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상장 차익을 얻거나 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러나 보유 지분을 장부가에서 시가평가로 평가받게 되면서 기업가치가 제고되는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두산중공업의 모회사인 (주)두산과 관련 계열사들 역시 차례대로 이러한 상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상장을 통해서 앞으로 자금조달을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애널리스트는 현 시점에서 두산엔진의 재무구조가 안정될 수 있다는 신호를 주는 것만으로도 두산중공업과 두산 계열사들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두산엔진의 지분을 각각 16%와 9% 보유하고 있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경우에는 상장과 함께 일부 지분을 구주매출로 매각해서 현금화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 경우 그동안 조선경기 침체로 현금흐름이 좋지 않았던 이들 업체들에 있어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Q. 밥캣 등의 문제도 여전히 남아있는데 두산그룹주 정말 괜찮은 건가요?
-두산그룹이 가장 신경쓰고 있는 문제도 사실 미국계 중소형 굴삭기 회사인 밥캣의 턴어라운드입니다. 사실 올 들어 미국과 유럽 경제의 회복세가 완연해지자 두산그룹도 밥캣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커졌습니다. 해외 법인을 지역별로 재편해서 유럽 시장은 밥캣으로 일원화해 본격적으로 영업 확대에 나서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다만 최근 다시 유럽발 위기가 불거지면서 다소 계획보다 늦어질 가능성은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이번 그룹주 급락을 통해서 두산그룹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예전에 비해 두산그룹이 시장의 신뢰를 얻는 데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루머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어느 정도 시장을 안심시킬 수 있는 자본확충 조달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는데, 그 때 두산그룹 측에서는 "주식에는 절대 손을 안대겠다"고 강조를 했다고 합니다. 즉 주가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수단을 써서 시장의 실망을 주지는 않겠다는 것인데요. 앞으로도 투자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성과를 보여 줄 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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