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고분양가 아파트가 대거 공급되며 미분양 사태를 빚었던 경기 용인지역에서 이번엔 입주 대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계약자들은 잔금납부를 미루고 입주를 늦추거나 아예 손해를 감수하면서 분양권 팔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유진 기자입니다.
지난 2008년 용인 성복지구의 아파트를 7억 6천만 원에 분양 받은 A씨.
2년 전만해도 고급 아파트에 입주한다는 기대감에 부풀었지만 입주를 일주일 앞둔 요즘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인터뷰] 성복지구 입주예정자
"입주를 해야하는데 어쩔 수 없이 융자 받아야해요. 잔금 뭐 이것저것 다 융자 받아야해요."
A씨가 입주를 앞둔 성복지구는 지난 2008년 6월 대형건설사 물량이 한꺼번에 3천 7백 가구나 쏟아졌던 지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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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인지도를 내세우며 3.3제곱미터 당 천600만 대에 분양했다가 결국은 60%가 미분양으로 남았습니다.
미분양 사태가 발생하자 최고 5천만 원 웃돈 보장제나 중도금 2년 이자 대납 등을 제시했지만 이후 시장이 급속히 침체되면서 별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입주예정자들은 계약금을 포기하면서까지 아파트 계약 취소를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녹취] 성복지구 입주예정자
"건설사에서는 지금 계약을 해줘도 어차피 미분양이 많아서 소진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계약해지 안 해주겠다. 너네가 연체이자 물어라는 식이다,"
손해를 보면서도 분양권을 팔려는 계약자들은 늘면서 지난달까지 47평 기준으로 마이너스 5천만 원을 기록했던 분양권 시세는 입주를 일주일 남긴 지금은 마이너스 1억 원까지 급락했습니다.
[녹취] 공인중개사/ 경기도 용인
"그전에는 50평이 마이너스 1억 이었는데, 이제는 40평대까지 1억 원으로"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된 계약자들은 결국 용인시와, 시행사, 시공사들을 상대로 집단민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녹취] 성복지구 입주예정자
"하루아침에 빚더미에 올라버리면 어떻게 해야합니까? 이걸 개선하려면 용인시가 나서주지 않으면 안된다구요. 건설사들 모아서 지금 심각하다고 의논해야하고.."
용인시로선 난감해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을 처지도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용인시 관계자
"내가 분양을 받을 때의 경기와 준공될 때 경기가 같을 수가 없으니까...어떻게 해서든지 업체들에게 들어주게 해주라고 몰고 가고 있는 상태예요."
성복지구를 포함해 올 연말까지 용인지역의 입주 예정 물량은 만 3천여 가구.
연초에 입주를 시작한 구성지구 등의 입주율도 절반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어서 거대 유령도시가 될 것이란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유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