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엔진, 연내 상장 위해 상장작업 돌입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10.05.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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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억~2000억 신규 자금유입 기대..두산, 그룹 재무구조 개선 다지기

두산엔진이 내년으로 미뤘던 상장을 앞당겨 연내 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유상증자로 자본잠식을 해소한 두산엔진이 올해 성공적으로 상장하게 되면 현금 유입에 따른 재무구조 안정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그룹 재무 상황에 대한 시장의 과민반응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두산그룹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엔진이 올 연말 코스피시장 상장을 목표로 상장작업에 돌입했다. 동양종금증권과 하나대투증권 등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두산그룹 고위 관계자는 "두산엔진 업황과 직결되는 조선경기가 차츰 살아나고 있고 투명경영과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취지에서 상장을 추진하게 됐다"며 "지금부터 철저한 준비를 해 이르면 연내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상장 규모와 공모가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미정이지만 증권업계는 1500억~2000억원 정도 신주 발행과 함께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지분 일부에 대한 구주 매출로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모가는 한국신용평가정보가 평가한 두산엔진 주가 가치인 7만4700원에서 10~20% 할인된 6만~6만5000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상장 후 두산엔진의 시가총액은 1조원을 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엔진은 당초 2007년 상장을 추진했으나 연기해 내년인 2011년 말에 상장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양호한 수주실적을 바탕으로 영업이익이 빠르게 늘고 있어 상장을 위한 토대를 충분히 갖췄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최근 두산그룹 계열사들의 유동성 상황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자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확신을 시장에 심어줄 필요성이 제기돼 상장시기를 앞당겼다.

두산엔진은 지난 2008년부터 환차손과 지분법 손실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모기업인 두산중공업 (19,950원 ▼150 -0.75%)두산 (208,000원 ▼9,000 -4.15%)그룹의 발목을 잡았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키코 등 외화파생상품 거래에 따른 손실로 512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주주배정과 일반공모로 276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지난해 말 2497억원에 이어 올 1분기 167억원 손실이 지속됐지만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두산엔진이 연말 즈음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상장으로 자금조달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두산엔진의 최대 주주인 두산중공업은 두산엔진의 현금 확충으로 지분법 손실이 줄어드는 효과와 함께 두산엔진 보유지분에 대한 시가평가로 기업가치 제고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이 회사 지분을 53% 보유 중이며 2008년과 2009년 각각 3000억원 대의 지분법 손실을 입었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 계열사에 대해 제기됐던 터무니없는 루머에 대한 그룹의 자신감으로 상장 시기를 앞당긴 것이 사실"이라며 "두산엔진의 상장과 향후 그룹 계열사들의 경영 성과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확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기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두산엔진의 재무구조가 안정될 수 있다는 신호를 주는 것만으로도 두산중공업과 두산 계열사들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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