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죽어도 '땅'은 산다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0.06.0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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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시행사, 수도권 택지개발지구 주택용지 확보전

주택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지만 건설사와 시행사들의 택지개발지구 공동주택용지 확보전은 시들지 않고 있다. 미래 먹거리를 비축해놓기 위한 투자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이미 분양에 성공했던 택지지구나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지역으로 한정돼있어 전반적인 투자 확대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3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시행사인 인창건설㈜은 최근 파주 운정지구 공동주택용지 A25블록을 낙찰받았다. A25블록은 부지면적이 11만3026㎡로 인창건설은 60~85㎡ 780가구, 85㎡ 926가구 등 총 1706가구의 아파트를 건설하게 된다.



A25블록은 토지공급가격이 2645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용지로 토지사용 시기는 올 연말이다. LH는 A25블록 인근 A24블록도 올해 안에 공급할 예정이어서 건설사와 시행사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A24블록도 A25블록과 마찬가지로 60~85㎡와 85㎡초과 아파트가 혼재된 혼합형 주택용지다.

화성 동탄2지구 공동주택지 선수공급에서는 GS건설이 A-10블록, ㈜대원이 A-20블록, ㈜신안이 A-32블록을 각각 낙찰받았다. A-10블록은 면적이 3만3131㎡로 60~85㎡ 아파트 547가구를 건설할 수 있으며 A-20블록은 면적 3만9132㎡ 에 60~85㎡와 85㎡ 초과 아파트 498가구를 공급한다.



A-32블록은 면적 6만3222㎡에 85㎡ 초과 아파트 818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용지다. 블록별 토지가격은 △A-10블록 671억원 △A-20블록 626억원 △A-32블록 1621억원 등이며 토지사용시기는 2012년 6월이다.

앞서 대덕연구개발특구 1단계 공동주택용지 공급에서는 대원이 A2-1블록을 당첨받았다. 이 용지는 60~85㎡ 아파트 1170가구를 건설할 수 있으며 토지비는 800억원이다.

최근 건설사들이 낙찰받은 공동주택용지는 대부분 이미 분양에 성공했거나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택지개발지구라는 게 공통점이다. 화성 동탄2지구는 지난해 선수공급 때도 건설사들과 시행사들이 몰려들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대덕연구개발특구는 성공한 사이언스파크로서 중소형 아파트라면 분양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대원 관계자는 "당장은 부동산경기가 최악이지만 미래를 대비한 투자 차원에서 용지를 확보하게 됐다"며 "LH의 토지대금 납부조건이 완화된 것도 용지 확보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 외곽과 85㎡ 초과 아파트를 공급하는 택지개발지구의 공동주택용지는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 실제 대원이 주택용지를 확보한 대덕연구개발특구 1단계 공동주택용지 공급 때 85㎡ 초과 아파트를 공급하는 A1-1블록과 A3-1블록은 신청자가 한 곳도 없었다.

남양뉴타운지구 공동주택용지 B-5블록도 신청자가 없어 미분양돼 내달 1일 선착순 수의계약으로 공급된다. 평택 소사벌지구 공동주택용지와 광명역세권 주상복합용지도 신청기업이 없어 유찰됐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장기 부동산시장 전망이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특화주택이나 수요자 맞춤형 주거상품이라면 충분히 통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성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땅을 확보하는 것은 영원한 숙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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