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는 지난 25일 오후 강원도 양양 일대에서 K5 언론 시승회를 열었다. 장애물 연속 통과, S자 회전 등 여러 코스에서 토요타 캠리와 비교시승을 실시했다. 왕복 140km 가량의 일반 도로 시승도 이어졌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켜니 낮고 부드러운 엔진음이 실내에 깔렸다. K5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정차시 정숙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너무 조용해 하이브리드차량을 연상케 할 정도다.
핸들링 성능 대비 승차감도 좋았다. 딜레마인 핸들링과 승차감의 조화는 폭스바겐의 대표 중형세단 파사트를 모델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승차감을 높여주는 진폭감응형 댐퍼도 적용됐다.
연속 회전 코스에서 밀리는 정도는 글로벌 명차 캠리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직선 코스 풀 가속 후 급제동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도로로 나가자 K5의 성능은 더욱 빛을 발했다.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멈추는 기본기가 탄탄했다. 시속 180km까지 속도를 뽑아내는 동안 140km/h 이후에서 약간의 답답함이 느껴졌지만 가속감은 동급 대비 훌륭했다.
코너링 안정성도 뛰어났다. 120km/h 이상 고속에서 급커브를 휘감아 돌아도 도로에 착 붙은 듯 소화해냈다. 차세대 차체자세제어장치(VSM)가 적용돼 기존 안전장치 VDC에 전동식 조향장치(MDPS)까지 함께 제어한다. 위급상황에서 엔진, 브레이크, 핸들이 동시에 작동해 차체의 균형을 잡아주는 셈이다.
공인연비는 13.0km/l로 역시 동급최고 수준이다. 다만 시승주행의 특성상 반복된 급가속과 급정거 등으로 전체 측정 연비는 7.2km/l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반 도심 주행에서는 리터당 10km를 넘어서는데 문제가 없었다.
핸들정렬 알림기능, 급제동 경보시스템, 스마트 코너링 램프, 앞좌석 통풍시트 등 고급 사양도 대거 장착됐다. 특히 바이오 케어 온열시트는 열선 없이 특수 소재의 시트 자체가 발열하는 것으로 평상시에도 늘 원적외선을 내뿜는다.
아쉬운 점은 가속할 때 울려 퍼지는 음색이다. 동급 독일계 고급차들이 묵직하면서도 세련된 엔진음과 배기음을 들려주는 것에 비하면 K5는 소리가 갈라지고 귀에 다소 거슬린다. 운전자의 귀까지 만족시키는 튜닝 기술은 국산차가 풀어야할 숙제다.
그럼에도 지금껏 나온 국산 중형차 중 단연 최고라는 찬사는 충분히 받을 만하다. 여느 수입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K5는 오는 11월 미국과 유럽에 출시되는 등 전 세계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이제 기아차는 이 좋은 상품이 잘 팔리도록 자체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