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의 역작 'K5' 타보니…"적수가 없다"

머니투데이 양양(강원)=박종진 기자 2010.05.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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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디자인·성능·사양, 단연 '최고'…중형차 역사 새로 쓴다

기아차 (103,300원 ▼2,300 -2.18%)가 '명품'을 내놨다. 중형 신차 'K5'는 단점을 찾기 어려울 만큼 디자인, 성능, 사양 등 다방면에서 동급 최고 수준을 보여줬다. "월드카를 겨냥해 작정하고 만들었다"는 개발자들의 욕심대로 세계시장에서 먹힐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기아차는 지난 25일 오후 강원도 양양 일대에서 K5 언론 시승회를 열었다. 장애물 연속 통과, S자 회전 등 여러 코스에서 토요타 캠리와 비교시승을 실시했다. 왕복 140km 가량의 일반 도로 시승도 이어졌다.



우선 외관에서 K5는 후드라인을 길게 빼면서 트렁크 쪽을 짧게 해 역동적 이미지를 최대한 살렸다. 렉서스의 스포츠세단 GS시리즈의 실루엣과 닮았다. 범퍼는 평평하게 집어넣어 BMW 신형모델 같은 세련된 이미지를 벤치마킹했다. 헤드램프 디자인은 3차원 곡면으로 이뤄져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 흔적이 보였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켜니 낮고 부드러운 엔진음이 실내에 깔렸다. K5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정차시 정숙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너무 조용해 하이브리드차량을 연상케 할 정도다.



운전자 중심의 실내설계도 돋보인다. 센터페시아는 아예 운전자 쪽으로 9.6도 방향을 틀었다. 뒷좌석 도어트림은 높게 설계돼 창문이 줄어드는 대신 보호받는 느낌을 주도록 했다.
기아차의 역작 'K5' 타보니…"적수가 없다"


가속페달을 밟자 반응은 즉각 나왔다. 쏘나타에도 적용된 2.4리터 GDi 직분사엔진 덕이다. 최고출력 201마력에 최대토크 25.5kg.m의 힘을 낸다. 캠리 2.5리터 모델보다 출력은 26마력, 토크는 1.9kg.m이 각각 높다.

핸들링 성능 대비 승차감도 좋았다. 딜레마인 핸들링과 승차감의 조화는 폭스바겐의 대표 중형세단 파사트를 모델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승차감을 높여주는 진폭감응형 댐퍼도 적용됐다.

연속 회전 코스에서 밀리는 정도는 글로벌 명차 캠리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직선 코스 풀 가속 후 급제동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도로로 나가자 K5의 성능은 더욱 빛을 발했다.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멈추는 기본기가 탄탄했다. 시속 180km까지 속도를 뽑아내는 동안 140km/h 이후에서 약간의 답답함이 느껴졌지만 가속감은 동급 대비 훌륭했다.

코너링 안정성도 뛰어났다. 120km/h 이상 고속에서 급커브를 휘감아 돌아도 도로에 착 붙은 듯 소화해냈다. 차세대 차체자세제어장치(VSM)가 적용돼 기존 안전장치 VDC에 전동식 조향장치(MDPS)까지 함께 제어한다. 위급상황에서 엔진, 브레이크, 핸들이 동시에 작동해 차체의 균형을 잡아주는 셈이다.



공인연비는 13.0km/l로 역시 동급최고 수준이다. 다만 시승주행의 특성상 반복된 급가속과 급정거 등으로 전체 측정 연비는 7.2km/l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반 도심 주행에서는 리터당 10km를 넘어서는데 문제가 없었다.

핸들정렬 알림기능, 급제동 경보시스템, 스마트 코너링 램프, 앞좌석 통풍시트 등 고급 사양도 대거 장착됐다. 특히 바이오 케어 온열시트는 열선 없이 특수 소재의 시트 자체가 발열하는 것으로 평상시에도 늘 원적외선을 내뿜는다.

아쉬운 점은 가속할 때 울려 퍼지는 음색이다. 동급 독일계 고급차들이 묵직하면서도 세련된 엔진음과 배기음을 들려주는 것에 비하면 K5는 소리가 갈라지고 귀에 다소 거슬린다. 운전자의 귀까지 만족시키는 튜닝 기술은 국산차가 풀어야할 숙제다.



그럼에도 지금껏 나온 국산 중형차 중 단연 최고라는 찬사는 충분히 받을 만하다. 여느 수입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K5는 오는 11월 미국과 유럽에 출시되는 등 전 세계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이제 기아차는 이 좋은 상품이 잘 팔리도록 자체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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