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한명숙 '후끈' 달아오른 유세](https://thumb.mt.co.kr/06/2010/05/2010052617525640793_1.jpg/dims/optimize/)
두 후보는 26일 서울 곳곳에서 거리 유세를 펼치며 지지를 호소했다.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바짝 다가온 만큼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두 후보의 유세전을 동행 취재했다.
◇오세훈 "열심히 할 수밖에"= 오세훈 후보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었다. 선거운동 7일째를 맞는 26일 오 후보는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녔다. "선거는 상대후보를 보고 하는 게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게 오 후보의 생각이다.
오 후보는 신생아실에서 만난 한 산모가 "셋째까지 낳을 예정"이라고 하자 "많이 낳을수록 혜택이 커질 것"이라며 "아이를 많이 낳는 걸 후회하지 않도록 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10여 명의 산모와 마주앉아 이날 발표한 공약을 설명했다. 0~12개월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도우미를 파견하는 내용이다.
오 후보는 이어 동서울 버스터미널과 용산역 광장을 찾아 구청장·시의원 후보와 함께 공동 유세전을 폈다. 오 후보는 이 자리에서 "비전을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겠다"며 "한나라당 후보를 뽑아줘야 서울 시정을 더 잘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용산역에서 만난 시민들과는 즉석에서 '정책간담회'를 여는 '센스'도 보였다. 한 60대 시민은 오 후보에게 "노인을 위한 지하철 카드를 만들어 달라"며 "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그러겠다"면서 반갑게 손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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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후보는 부대로 복귀하는 군 장병들을 만나자 부재자 투표를 부탁하기도 했다. 한 장병과는 모자를 바꿔 쓰며 "필승"을 외쳤다.
다음 유세 현장으로 이동 중 오 후보에게 "서울시장 재선에 왜 도전했냐"고 물었다. 오 후보는 "서울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난 19일 방송토론에서 한명숙 민주당 후보에게 '서울의 미래를 사랑하냐'고 물은 것도 한 후보에게서는 미래 비전을 읽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명숙 "힘들어도 시민이 힘"= 26일 오전 8시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앞. 가뜩이나 혼잡한 출근길… "왜 길을 막고 난리야" 어떤 이는 한껏 짜증을 냈다. 심드렁한 표정으로 눈길 한 번 안 주고 지나치는 사람도 있었다. 한시가 바쁜 출근길 시민들에게 눈도장 찍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산전수전 다 겪은 한명숙 후보가 이를 모를 리 없지만 출근길 인사는 선거 필수 코스다. 눈인사 한 번 건네고 손 한 번 잡는 '맨투맨' 방식은 표로 연결되든 안 되든 후보자의 진정성이 직접 전달되기 때문이다.
지리한 법정공방 때 체력은 이미 소진됐다. 연이은 유세 강행군에 지칠대로 지친 한 후보는 정신력 하나로 버티고 있다. 올해 66세. 재야인사 시절부터 쌓은 만만찮은 내공이 아니었다면 진작 쓰러졌을 지도 모른다.
시민들의 환호와 환대가 한 후보를 지탱해 주는 힘이다. 연신 'V자'를 그리며 "기호 2번"을 외치자 "사진 찍어요!"라며 휴대전화 카메라를 들이대는 시민, "실제로 보니 얼굴이 정말 훤하네" 반대편에서 주행하다 버스 앞문을 열고 인사를 건네는 버스운전사, 정지신호를 틈 타 잽싸게 창문을 내린 뒤 "한 후보님! 여기도 좀 봐 주세요"라며 악수를 청하는 또 다른 버스운전사… 모두 한 후보의 힘으로 축적됐다.
이종석(46. 서울 구로구)씨는 "이번 선거에 썼으면 싶은 아이디어를 몇 개 적어봤다"며 직접 쓴 쪽지를 건넸다. 쪽지에는 "정치에 도가 없는 무도정권, 안보에 무능한 무능정권, 정권유지에만 관심 있는 무모한 정권"이라고 적혀 있었다.
한 후보는 이날 오후 3시 금천구 은행오거리 거리 유세에서도 시민의 힘을 절감했다. 한여름처럼 뜨거운 햇살 아래 삼삼오오 시민들이 몰렸다.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어서 나왔다" 아이를 업고 나온 주부도 있었다. 한 후보는 "중산층은 서민으로 내려오고 서민은 먹고살기 힘들어서 몰락하고 있다"며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6.2 지방선거에서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