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한채 없어도 빌딩투자? 리츠 해보세요"

머니투데이 송충현 기자 2010.06.03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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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인터뷰]코람코자산신탁 서길석 리츠부문 대표

↑ 코람코자산신탁 서길석 리츠 부문 대표. 그의 등 뒤로 강남의 빌딩숲이 펼쳐져 있다. ⓒ임성균 기자 tjdrbs23@↑ 코람코자산신탁 서길석 리츠 부문 대표. 그의 등 뒤로 강남의 빌딩숲이 펼쳐져 있다. ⓒ임성균 기자 tjdrbs23@


"앞으로는 리츠 상품이 최고의 노후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서울 강남의 빌딩숲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집무실에서 코람코자산신탁 리츠(REITs)부문 서길석(59) 대표는 리츠의 미래에 대해 전망했다. 그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서 대표는 "직장에서 은퇴한 후 노후 준비를 위해 상가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는 주식투자보다 리스크가 적고 수익이 안정적인 리츠가 대체투자 수단으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유수의 부동산에 간접투자하는 리츠가 직접투자와 비교해 임대 수익과 안정성 면에서 앞선다는 것이다.



◇대중에게 '리츠'를 친숙하게
서 대표는 지난해 초 우리은행 여신관리본부 부행장을 역임한 이후 은행을 떠나 국내 최대 부동산투자신탁사인 코람코 리츠 부문 대표를 맡았다. 그는 리츠의 대중화가 앞으로 리츠 산업의 흥망을 좌우할 '키(Key)'라고 분석했다.

실제 리츠는 수익성과 안정성에 비해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한국부동산투자운용협회에 따르면 2002년 리츠 회사가 처음 생긴 이후 지난해까지 수익률은 평균 17.78%에 달한다. 특히 수익률이 급상승한 최근 3년(2007~2009년)의 평균 수익률은 31.51%로 같은 기간 코스피(14.13%)와 코스닥(6.00%)의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는다.



그럼에도 일반인에게 리츠는 아직 생소한 이름이다. 서 대표는 '짧은 역사'를 이유로 꼽았다. 리츠시장이 활성화 된 미국·일본과 비교해 역사가 짧고 홍보가 부족해 일반인의 관심을 모으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서 대표는 "1960년대 리츠가 처음 도입된 미국도 30년이 지나서야 활성화에 성공했다"며 "우리나라보다 1~2년 앞서 리츠를 도입한 일본의 경우 역사는 비슷하지만 시장 규모의 차이가 워낙 커 직접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리츠 상품의 경우 연 수익이 40~50%를 웃도는 경우도 있지만 공모 리츠가 부족하다보니 일반 투자자들에게 널리 알려질 기회가 적었다는 것도 그가 꼽은 이유 중 하나다.


그는 "아직 퇴직연금의 부동산 투자가 허용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제도가 개선돼 투자가 가능해지면 리츠 같은 간접투자 상품에 대한 투자 열기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대표는 투자자에게 리츠가 '재미를 못보는' 상품으로 오해받는 이유로 리츠에 대한 이해도 부족을 꼽았다. 사실 리츠는 재료와 기대에 따라 등락이 잦은 주식 투자와는 달리 수익률의 변동폭이 작다.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주식처럼 급반등하는 일도 드물다.



그러나 서 대표는 "리츠는 펀드와 달리 청산할 때의 수익이 가장 많다"고 설명하며 "중간 배당은 적지만 청산시점에 높은 매각차익 배당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자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말했다.

↑코람코자산신탁 서길석 리츠 부문 대표. ⓒ임성균 기자 tjdrbs23@↑코람코자산신탁 서길석 리츠 부문 대표. ⓒ임성균 기자 tjdrbs23@
◇얼어붙은 부동산…"그래도 앞날은 밝아"
지난 2001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코람코로 출범한 코람코자산신탁은 2006년 부동산신탁업으로 사업을 확장한 후 리츠 설립 및 자산관리, 부동산 개발 등을 하는 종합 부동산금융 회사로 성장했다.

지난 3월에는 부동산전문 자산운용사인 코람코자산운용을 출범시키며 부동산 간접투자 및 부동산 금융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게 됐다.



코람코자산신탁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가시지 않았던 지난해 6544억 규모의 리츠를 설립하는데 성공했다. 같은 해 매출은 422억원, 당기순이익은 166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의 매출·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2008년에 비해서는 다소 떨어지지만 당시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비교적 선방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코람코는 올해 8000억원의 리츠 목표액을 잡았다. 지난해 성과를 뛰어넘는 수치다. 관건은 현재 얼어붙어 있는 부동산 시장이 얼마나 나아지는가다.

서 대표는 "최악의 부동산 시장 상황이지만 리츠의 미래는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거시경제 지표가 살아나고 있으며 내수도 조금씩 활성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해 금융위기, 금융업종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서울 오피스의 공실이 늘었지만 최근 그 증가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며 "일부 재계약 오피스를 중심으로 확산되던 임대료 하락 현상도 많이 진정돼 하반기에는 시장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마지막으로 "리츠 업계간의 경쟁이 치열하고 펀드 등 경쟁 상품에 비해 시장 규제도 많지만 코람코만의 상품을 개발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임성균 기자 tjdrbs23@ⓒ임성균 기자 tjdrbs23@
■서길석 대표는?
- 1951년생
- 1979년 고려대학교 졸업
- 1979년 한일은행 입행
- 1996년 국제금융부, 종합기획부 차장
- 2002년 재무회계 기획팀 부장
- 2004년 신탁사업단 단장
- 2006년 리스크관리본부장 부행장
- 2007년 여신지원본부장 (부행장)
- 2009년 코람코자산신탁㈜ 리츠부문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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