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등락에 잠 못자는 외환딜러,24시간 근무중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송정훈 기자 2010.05.2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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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한방향으로 쏠리며 변동성이 클 때 딜러들에겐 호기"...퇴근 후에도 역외시장 동향 주시

"런던 NDF 시장서 원/달러 환율이 1270원까지 올랐네요."

환율이 1250원으로 폭등한 25일 저녁 8시30분. 기자와 통화한 한 대형은행 A딜러는 "아이폰 어플(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역외시장 환율 동향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을 통해 주요 통화간 환율 정보를 계속 체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외환시장은 이날 3시 마감을 했지만 딜러들의 일과는 퇴근 후에도 여전히 'ING'다. A딜러는 "장 마감 후 싱가포르 역외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바로 1270원대로 상승했다"며 "런던시장에 이어 뉴욕시장까지 체크한다"고 전했다.



그는 "포지션을 구축한 상황은 아니지만 뉴욕증시와 NDF 최종호가를 보고 26일 새벽엔 수출업체 네고물량 등 달러 수급에 관련된 시장 동향을 점검한 뒤 개장 전 시장을 어느 정도 예측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상황으로 보아 환율은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 대형은행 딜링룸 한 대형은행 딜링룸


최근처럼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클 때가 외환딜러들에겐 호기다. 특히 환율이 한 방향으로 급등하거나 할 때는 더욱 그렇다.



시중은행 B딜러는 "25일은 1224원에서 1270원대 후반까지 변동 폭이 60원 이상였다"며 "1240원 대에서 롱포지션(매수)을 한번 정리한 뒤, 환율이 계속 상승하자 1250원 대에서 산 다음 1260원 대에서 파는 등 여러 번의 단타를 통해 수익을 봤다"고 귀띔했다. B딜러는 "오늘(25일) 환율이 일정 부분 조정을 받을 줄 예상해 숏 포지션(매도)을 구축했던 딜러는 상승장에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롱 포지션을 구축했던 딜러들은 생각보다 상승폭이 커지자 단타 매매를 통해 수익을 키우기 위해 정신이 없었다"고 전했다.

국내 은행 딜러들이 보통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단타를 선호하는 반면, 외국계 은행 딜러들의 경우 포지션을 비교적 장기로 끌고 가는 경우가 많다. 목표 수익률이 시장 점유율에 비해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한 외국계은행 C딜러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1300원 대 초반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며 "롱포지션(매수)을 구축한 뒤 추가 상승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지션을 청산하지 않은 경우는 퇴근이 따로 없다"며 "역외시장 동향 파악에 퇴근 후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수출 업체 네고물량이 크게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업체 결제나 역외세력의 매수가 지속되고 있어 정부가 개입을 하더라도 추세는 상승세를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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