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생명은 지난해 3월 회사가 어려워지자 유상증자 청약을 실시했고 우리사주조합에도 주식을 배정했다. 회사가 어려워진 줄은 알았지만 직원들은 십시일반 힘을 보탰고 배정물량 600만주가 전량 소화됐다. 직원들에게서 모인 돈은 300억원이나 됐다.
하지만 직원들은 결손금 보전에 피 같은 자신들의 대출금과 급여가 쓰인 것이 안타깝다는 반응들이다. 금호생명의 이전 구주주 쪽과 비교할 때도 자신들에 대한 대우가 형편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주요 계열사들과 오너 일가들은 구주주 청약 당시 1900만주 정도를 실권했다.
회사가 표류한데다 돈까지 손해 보며 마음을 다친 직원들의 고민은 또 남아있다. 산은금융그룹 하에서 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는 회사는 또다시 유상증자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직원들에 대한 주식배정과 구주주로서 소화해야 하는 주식이 또 생기는 것이다.
한 직원은 "주식 가치가 형편없이 떨어졌고 회사가 나아진다고 하는 만큼 추가 유상증자 청약에 참여해 취득단가를 낮춰야 할지 고민"이라며 "함께 어려움을 겪은 동료들과 회사 생활을 계속하려면 참여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 않겠느냐"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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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은 이보다 낫지만 삼성생명 (99,900원 ▼500 -0.50%)과 대한생명 (2,960원 ▼15 -0.50%) 직원들도 우리사주 속앓이를 하고 있다. 남유럽 위기, 외인 매도, 천안함 사태 이후 국내외 정정불안 등이 겹치며 공모가가 무너진 탓이다. 공모가가 각각 11만원, 8200원인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의 24일 종가는 10만2500원과 7360원이다.
10여년 전 액면가에 우리사주를 받은 임직원들이야 그다지 아픔이 없겠지만, 새로 우리사주를 받은 임직원들은 사정이 다르다. 회사 직원들은 상장 후 1년간 주식을 못 팔지만 본전 생각에 대출을 받은 경우 이자 부담까지 감안하면 이래저래 편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