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아니면 토종? 커피전문점 브랜드 전쟁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2010.05.2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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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투(me too)전략'으로 오리지날 브랜드 아성 위협..포화상태 '구조조정' 관측

↑스타벅스 ↑스타벅스


↑베니건스가 커피전문점 시장에 진출하면서 내놓은 '스타문'↑베니건스가 커피전문점 시장에 진출하면서 내놓은 '스타문'
'스타벅스, 커피빈, 털리스 vs 스타문, 카페베네, 할리스'

기업들이 너도 나도 커피전문점에 진출하면서 '브랜드 네임'도 '미 투(me too)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주로 국내 업체들의 토종 브랜드가 외국 커피전문 브랜드와 유사한 경우가 대부분. 토종 브랜드들은 '미 투(me too)전략'으로 국내 시장에서 오히려 '오리지날(?)브랜드'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2월 오리온으로부터 패밀리레스토랑 '베니건스'를 인수한 바른손은 최근 인사동에 커피전문점 1호점을 오픈하며 커피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커피전문점 브랜드는 '스타문(STARMOON)'. 전 세계 최대 커피브랜드인 '스타벅스(STARBUCKS)'를 연상시키는데다 브랜드 로고도 비슷한 이미지라는 평이다.

토종브랜드 '카페베네(caffebene)' 역시 미국계 브랜드 '커피빈(Coffee Bean)'과 유사한 상호다. 'bene(좋은 만남)'와 'Bean(콩)의 의미는 전혀 다르지만 시각적인 면에서나 발음 상으로 볼때 헷갈려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카페베네'는 가맹사업을 시작한지 불과 1년여만에 최근 가맹점 200호점을 돌파하면서 '커피빈'의 가맹점 수를 앞질렀다.



외국 브랜드가 뒤늦게 국내 시장에 진출해 오히려 토종 브랜드의 짝퉁(?)으로 오해받는 경우도 있다. 국내 토종 브랜드로는 가장 오래된 할리스커피(Hollys Coffee)와 최근 국내 시장에 진출한 '털리스(Tully's Coffee)가 대표적인 예다.
할리스커피는 매장수 기준(올해 4월 현재) 236개로 스타벅스(310개), 엔제리너스(245개)에 이어 3위에 올라서 '토종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반면 미국 3대 브랜드로 알려진 털리스커피는 지난달 서울 강남에 1,2호점을 열어 숫적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처럼 자칫 '짝퉁'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토종 브랜드가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점포 유치방식의 차이를 들 수 있다. 외국 브랜드는 자사 직영 방식이어서 점포 수를 늘려가는 한계가 있는 반면 토종 브랜드는 프랜차이즈(가맹점) 모집 위주여서 매장 확장에 유리하다. 카페베네가 1년여만에 200호점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 중 하나다.


가격정책도 무시 못한다. 로열티를 받는 외국브랜드에 비해 토종브랜드는 할인카드 혜택 등으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이밖에 원두를 만드는 로스팅공장이 국내에 있는 토종브랜드가 맛의 신선도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커피전문점 브랜드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시장진입이 다른 외식업종에 비해 낮은데다 현금장사라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에선 인터파크 (13,930원 ▼120 -0.85%)가 디초콜릿커피를 인수한 배경에는 이같은 점도 작용한 것으로 봤다.

하지만 업계에선 커피전문점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조만간 구조조정에 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주요 커피전문점 8개 브랜드의 매장은 현재 1300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업종보다 시장에 진출하기 쉽지만 점포 수가 인구 수 대비 이미 포화상태에 있다"며 "마케팅 등 경쟁력이 떨어지는 브랜드는 언제든 정리될 상황에 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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